"손주 위해 만든 동요, 시민과도 맑은 동심 나누고파"


코로나 때 만들어 현재 150곡 넘어
상상력 촉발·인성교육 담겨 '호응'
아이 발달단계 제시… 동요제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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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인천 동구 배다리에 있는 작업실에서 만난 어머나쏭 이윤희 대표. 2024.10.4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인천에서도 전에 없던 동요제가 태동하고 있다. 노래마다 감탄사 '어머나'가 꼭 들어가는 창작 동요 시리즈 '어머나쏭'을 소재로 한 '제1회 어머나쏭 동요 콘테스트' 본선 무대가 오는 19일 인천 남동구 숭덕여자고등학교 강당에서 펼쳐진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말부터 등장한 어머나쏭은 현재 150곡이 넘는다. 비영리 민간단체 어머나쏭의 이윤희(66) 대표가 모든 곡을 작사했다. 재능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다 올해 초 정년 퇴임한 이 대표는 40권이 넘는 동화책을 쓴 동화 작가이자 동요 작사가이기도 하다.

지난 4일 인천 동구 배다리에 있는 어머나쏭놀이터에서 만난 이 대표는 "아이들이 동요를 부르면서 자라나야 하는데, 요즘 세상은 아이들이 트로트 같은 대중가요를 잘 부르면 박수치는 분위기"라며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노래를 대안으로 제시하고자 어머나쏭을 만들고, 그 캠페인으로서 동요제까지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견 동화 작가이자 아동학자인 이 대표가 동요 작사를 하기 시작한 계기는 '손주의 탄생'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절정이던 시기 태어난 손주가 집 안에서 유튜브 동요 채널을 시청하고 있는 것을 보곤, 손주와 더욱 친밀해지고 싶은 마음에 동요 서너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어머나쏭은 여러 작곡가를 만나 3년여 만에 150곡이나 쏟아졌다. 동물, 곤충, 물고기 등 동물이 주인공인 노래가 대부분이다.

이 대표는 "동물 동화를 주로 써왔는데, 어머나쏭 또한 동물의 생태에 기초해 상상력을 촉발하고, 인성 교육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왜 '어머나'일까. 이 대표는 "어머나는 굉장히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담을 수 있는 감탄사"라고 했다.

제1회 어머나쏭 동요 콘테스트는 주최 측이 지정한 60곡의 어머나쏭 중 한 곡을 골라 부르고 동영상으로 제출하는 예선 대회를 지난 9월 치렀다. 유치부, 초등부, 일반부, 지구별부(국제부) 등 4개 부문에서 총 17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 대표는 "유치원 아이들은 예상보다 더 당차게 노래를 불렀고, 이주 배경 어린이들이 참가한 지구별부, 인하대 석박사 과정 연구자 모임이 참가한 일반부 등 다양한 어머나쏭이 예선에 참가했다"며 "북한이탈주민들이 참여한 통일교육복지센터팀이 부른 남북 통일에 관한 노래 '송골매 어머나쏭'은 감동으로 가슴이 저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들이 부르는 맑은 동심의 무대를 다가오는 본선 무대에서 많은 시민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어머나쏭은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