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자들 헌신에 커피 한잔 대접 '구수한 격려'
사시사철 노고에 '음료 나눔' 시작
지인들 "좋은 일" 이라며 적극 참여
청주 수해복구 '아이스 제공' 큰보람
"봉사는 무한한 인류애를 만들어내는 값진 인간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주지역 대부분의 민관 봉사단체 행사에는 구수한 커피향을 물씬 풍기는 '파주바리스타 봉사단'이 함께 한다. 2017년 조동순(46) 단장 등 바리스타 5명으로 결성된 바리스타 봉사단은 자원봉사자를 위해 여름엔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겨울엔 따뜻한 커피와 차를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나눈다.
조 단장은 "아주 작은 일이지만 비지땀을 흘리며 고생하시는 봉사자분들께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만들어드리면 너무 좋아하신다. 그러면 나도 그냥 좋다"고 말한다.
경북 영주가 고향인 조 단장은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2005년 LGD 파주사업장이 새로 조성되면서 파주로 이동, 19년째 파주시민으로 살고 있다.
입사 동기 중 최고 사원으로 뽑히기도 했던 조 단장은 아이들이 커가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몇 년간 육아에 전념하다 2012년 바리스타로 변신했다. 당시 1급 커피지도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조 단장은 고양·파주지역 중·고교와 장애인학교의 청소년 진로 개발을 위한 강사로 활약하면서 파주시청 주변에서 카페 운영을 시작했다.
"시청과 자원봉사센터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원봉사자들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는 조 단장은 "사시사철 몸을 사리지 않고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시는 봉사자분들을 보면서 시원하고 따듯한 커피라도 한 잔 만들어 드리고 싶어 음료 봉사를 시작했다"고 봉사 입문 계기를 밝혔다.
처음엔 조 단장 혼자였지만 바리스타 지인들이 '좋은 일'이라며 하나둘 참여해 2017년 파주바리스타 봉사단으로 파주자원봉사센터에 등록하고 정식 출범했다.
조 단장은 "청주시가 심각한 수해 피해를 입어 복구를 위해 전국에서 수백 명 봉사자들이 모였는데, 시원한 커피 한 잔씩 만들어 드렸던 봉사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며 돌아봤다. 파주시 자매도시인 청주시의 수해복구 현장에서 펼친 파주바리스타 봉사단의 '아이스 커피'는 전국으로 알려졌다.
바리스타 봉사에 진심인 조 단장의 카페 '쪼매난'은 커피맛 역시 일품으로 상당한 매출을 올렸지만 수익금을 봉사비용으로 사용하다 보니 집으로 가져간 이익금은 없다.
조 단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문적인 봉사에 나서고자 2021년 한국방송통신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늦깎이 대학생이 된다.
"용기를 낸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만 어느덧 4학년이 돼 사회복지사 실습을 마치고 현장에 투입될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회복지분야 전문 봉사자로 나서기 위해 조 단장은 최근 카페 문을 닫고 현재 파주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자들의 소중한 봉사시간을 기록하는 전산 코디로 임시 근무하고 있다. 조 단장은 2019년 파주시의회 의장 표창을 비롯해 2023년 모범 자원봉사상과 파주시장 표창을 수상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