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시민운동 인생… 내일은 음악인 본능 발산할것"
김소월·도종환 시노래 연결
서정적인 12곡 틈틈이 준비
20대 후반부터 작곡 '본격'
정치권과 공직사회, 언론계 등을 가리지 않고 '돌직구'를 날리던 시민운동가가 직접 작곡한 12개 곡으로 서정적인 무대를 꾸민다고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권력자들을 긴장케 하며 김포지역 시민운동을 상징하던 김대훈 시민의힘 운영위원장이 주인공으로, 12일 오후 사우동 '스페이스 수'에서 창작 시노래 콘서트 '혼자 사랑'을 개최한다.
20여년을 아스팔트 위에서 살았다고 자처하는 그가 기타를 둘러멘 사진과 함께 공연포스터를 배포하자 지인들조차 놀라워하는 반응이었다. 그만큼 김포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는데 김 위원장에게는 학창시절부터 음악인의 본능이 꿈틀댔다.
하지만 군인이었던 아버지와 교사였던 어머니는 외아들의 음대 진학을 허락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내가 자꾸 음악을 하겠다고 하니까 피아노에 자물쇠를 채울 정도로 집안의 반대가 심해 결국 음대를 포기했다"고 회상했다.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김 위원장은 20대 후반에 이르러 비로소 제대로 된 음악공부를 시작했고, 주로 연극음악을 작곡하며 청춘을 보냈다. 연극 '고등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음악극 '쇠찌르레기', 뮤지컬 '모두들 자니? DDR' 등의 작품음악을 만들고 음반 '민들레의 꽃'을 작곡·제작한 이력이 있다. 그가 음악을 맡은 작품이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이때를 가리켜 그는 '콩나물(음표)장사하던 시절'이라고 표현했다. 김 위원장은 문화예술위원회의 실험적 창작예술활동지원사업 예산 등을 확보해 공연도 많이 만들고,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형식을 많이 시도했다.
그는 "월북작가나 북한의 작품이 금서로 묶여있던 1990년대에 감옥 갈 각오하고 북한소설 '쇠찌르레기'로 음악극을 만든 적도 있는데 다행히 잡아가진 않더라"며 겸연쩍게 웃었다.
김 위원장은 김소월과 도종환, 정영상, 장문석, 이적, 정호승 등의 시인을 객석과 연결할 것이라고 했다. 그들의 서정적인 시에 맞춰 틈틈이 곡을 준비했다.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으로 37세의 나이에 요절한 정영상 시인, 우리가 잘 알 것 같지만 잘 모르는 소월의 이야기 등 편안한 대화도 이어질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이 쇼팽의 피아노를 때려 부순 것이다. 쇼팽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폴란드 국민을 단결시키기 때문"이라며 "나는 서정의 힘을 믿는다. 거칠게 살아왔지만 마음 한쪽에는 따뜻한 피가 흐르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시민의 대변인이자 파수꾼으로 김포의 변화를 일궈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