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심 1243호… 평택 239호 최다

'도내 미분양' 8월 기준 9567가구
작년 동월比 77.1%인 4166가구↑
"금리 부담 얼마나 버티느냐 관건"


경기도 도시빈집 현황 그래프

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와 지자체에서는 '1년 이상 전기, 상수도 사용량이 없는 주택'을 빈집으로 보고있다.

이는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농어촌정비법 등에 명시됐다. 반면 통계청은 이사 등을 이유로 일시적으로 비어있는 집, 미분양, 공공임대주택 등까지 빈집으로 집계한다. 조사 목적에 따라 빈집을 판단하는 기준이 정부부처마다 다르다는 뜻이다.

경기도 빈집 현 상황은?
경기도내 빈집은 일반적으론 도농복합도시·경기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앞선 수원의 사례처럼 도심에도 빈집이 생겨나고 있다. 대체로 구도심에서 빈집이 발생하고 있다. 도내 도심 속 빈집(1천243호)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평택(239호)이 가장 많았다. 동두천(163호), 부천(122호), 의정부(103호), 수원(76호) 등이 뒤를 이었다.

사람들이 보다 나은 정주여건을 찾아 이동하는 게 주된 이유였다. 정종국 경기도 도시재생추진단장은 "주택 수명, 경제인구구조의 변화, 주택에 대한 눈높이 상승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결과물"이라고 분석했다.

"광역 지자체 안에서도 농촌을 떠나 도시로 집중하는 (일반적인 빈집발생)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동화로 인한거죠. 경기북부만 봐도 사람들이 동두천에서 양주 옥정신도시로 이사를 많이 가요. 낡은 도시에서 신도시로 가는거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개발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경기도의 도시빈집 감소세도 정체됐다. → 그래프 참조

정 단장은 "전국적으로 보면 도는 전체 주택 수(지난해 기준 472만5천372호)에 비해 빈집(3천726호) 비율(0.079%)이 낮은 지자체에 속한다"면서도 "내수경제가 침체돼 부동산 투자가 줄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경기도 도심 빈집은 엄중히 다뤄야할 사회 문제"라고 경고했다.

 

수원시 인계동 빈집
13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빈집 모습. 2024.10.1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부동산 시장 악화… 미분양 아파트 속출하는 경기도
도내 미분양 주택도 늘어나고 있다. 미분양이 장기화되면 결국 빈집으로 분류되는 점을 고려하면 미분양 주택은 '잠재적 빈집'인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기도 미분양 주택 수는 지난 8월 기준 9천567호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월에 비해 4천166호가 늘어난 것으로, 증감률로는 77.1%에 달한다.

통계청은 국제기준(UN권고안)에 따라 조사일인 11월1일 기준으로 비어있는 미분양이나 공공임대주택 등을 빈집으로 판단한다. 정부부처 중에서 미분양을 빈집으로 보는 곳은 통계청이 유일한데, 이는 부동산 시장의 공급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조처다.

남지현 경기연구원 균형발전지원센터장은 도내 미분양 주택 문제를 두고 "부동산경제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주기를 보통 10년이라고 보는데 이 또한 경제 정책이 정권 기조와 맞물리기 때문에 명확한 이유라고는 볼 수 없어요. 결국은 금리의 문제입니다. 아파트를 구매한 이들이 금리 부담을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느냐의 문제인데, 현 상황으로 보면 오래 버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부실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올해말 국내 경제의 뇌관이 될 것인데, 이는 분양이 제대로 안됐다는 거거든요. 분양금을 갖고 건설사들이 다음 사업을 하는 건데 그게 끊겼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시기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될 것 같고요."

실제 도내 미분양 물량은 3년 만에 12배 이상 늘었다. 미분양 주택은 부동산 경기가 정점이었던 지난 2021년 바닥을 친 뒤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21년부터 도내 미분양 주택 수(매년 8월 기준)는 789호, 3천180호, 5천401호, 9천567호를 기록했다.

경기 부진이 계속되면서 이른바 악성 주택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매물이 쌓인 것이다. 즉, 공급 과잉 등을 이유로 주인을 찾지 못한 집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한국, 그중에서도 경기도는 아직 부동산 버블이 빠지지 않았어요. 일본은 집값이 가장 높을 때, 그러니까 1980년대 말부터 15~20년간 사실상 모든 주택 신규 건립이 멈췄거든요. 도쿄 중심부터 (부동산 활황기 때에 비해 집값이) 3분의 1까지 떨어지고 아직 회복이 안됐습니다. 그런 시기를 겪어봐서 부동산도 언젠가는 값이 떨어진다는 것을 아는 것인데, 한국은 아직 그런 적이 없으니까요. 공급되면 팔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PIR(가구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 적정 수준은 5배 이하인데, 한국은 이미 그 수준을 넘어갔어요. (지금처럼 경기가 안좋으면) 장기 불황에 쉽게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죠."

/이시은·공지영·이영지기자 see@kyeongin.com

※ 이 기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관한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사입니다. 이 사업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실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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