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루고 싶었던 부자(父子)간 정서… 제 아버지 생각하며 제작"


데뷔 42년차 드라마·영화·무대 활보… 연기 외길인생서 새로운 도전
세대간 갈등·극복 주제 주크박스 연극 내달 성남·의정부서 잇단 공연
아들 역할에 SS501 출신 김형준 "10년 전부터 아버지라 불러 익숙"


 

원조 실장님, 재벌 회장 전문배우는 물론 사극에 이르기까지 리얼리티가 있는 연기로 배역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는 배우 '선우재덕'.


1982년 영화 '사랑 만들기'로 데뷔해 올해로 데뷔 42년차인 그는 이달 초 방영이 종료된 KBS1 일일드라마 '수지맞은 우리'에서 한진태 역을 맡았을 정도로 드라마, 영화, 공연 등 다양한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42년 동안 출연한 작품만 110여편이 넘는다. SBS 모래시계, 옥이이모, 사랑과 야망, MBC 보고 또 보고, 다모, 해를 품은 달, KBS 아씨, 백만 송이 장미, 최강 배달꾼, 빨강구두 등 제목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수많은 작품이 명품배우 선우재덕을 거쳐 갔다. 더욱이 나이가 들수록 연기 폭과 깊이가 점점 넓어지고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장점이다.

인터뷰...공감 선우재덕(+김형준) (2)
올해 데뷔 42년차를 맞은 배우 선우재덕은 세대 간 갈등과 극복을 주제로 다룬 창작 주크박스 뮤지컬 'Dear, My 파더(디어 마이 파더)'를 통해 제작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지난 10일 오후 성남아트센터에서 만난 선우재덕은 원래 배우에 대한 생각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첫 연기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경영학과를 졸업해서 회사에 취직하고 돈을 모아 사업을 하는 것을 꿈꿨다"며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가 홀로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모습을 보면서 사업을 해서 부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고 있었던 같다"고 말했다.

대학입시에 떨어져 어려운 가정 형편에 재수를 하던 무렵 우연히 영화배우 모집 공고를 보고 뽑히면 돈을 준다는 말에 오디션에 참가한 것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게 됐다. 당시 오디션에서 무려 1천 대 1의 경쟁률을 당당히 뚫고 합격했다.

단 한 번의 연기경력이 없이 오디션에 뽑힌 이유로는 지금도 선하고 반듯한 이미지와 함께 '꽃중년 배우'로 불릴 정도로 기품 있는 외모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연극영화과로 진로를 바꿔 입시 준비에 나섰고 서울예전 연극과로 합격하면서 본격적인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선우재덕은 TV 등에서 가족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이다.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그는 1997년 재미교포 아내와 결혼해 세 아들을 두었으며 아이들을 키우면서 많은 고생을 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특히,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어머니가 삼형제를 홀로 키우기 위해 고생하셨다는 그는 어머니를 잘 모실 수 있는 여자를 만나겠다는 생각으로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내가 재미교포다. 한국 실정을 잘 몰랐지만 결혼해 신혼 때부터 20년 동안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며 "어머니를 오래 모시며 아들 삼형제도 무탈하게 잘 키워줬다. 102세인 어머니도 요양원에 계시는데 건강하시다"고 말했다.

인터뷰...공감 선우재덕(+김형준) (14)

배우로 외길을 걸어온 선우재덕은 뮤지컬 'Dear, My 파더(디어 마이 파더)'를 통해 제작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선우재덕의 '디어 마이 파더'는 세대 간 갈등과 극복을 주제로 다룬 창작 주크박스 뮤지컬로, 성남아트리움에서 11월 1~3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11월 8~9일 공연이 펼쳐진다.

뮤지컬 '디어 마이 파더'는 가족에 일생을 바친 아버지 준구(선우재덕)와 자유로운 영혼의 아들 인범(SS501 출신 김형준)이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릴 예정이다.

또 가족의 중심을 지키는 헌신적인 어머니 선자(임성언 김포대 연기과 교수), 당찬 성격을 가진 준구의 딸 인경(미스트롯 톱5 김나희), 인범의 여자친구 나리(강수민), 인범의 죽마고우 춘삼(장준환) 등 실력파 배우들의 연기도 기대된다.

더불어 공연 내내 깊은 감동과 추억을 선사할 뮤지컬 곡으로는 '아버지', '여행을 떠나요',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등 대중가요를 비롯해 친숙한 올드팝이 준비돼 있다.

'디어 마이 파더' 주인공이자 제작자로 나선 이유에 대해 선우재덕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따뜻한 물 한 잔을 달라고 하셨는데 제가 그걸 못 드렸다. 제 마음속엔 항상 그때 따뜻한 물을 드렸으면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거라는 후회가 남아 있다"며 "어머니 위주로 다룬 작품들은 많지만 아버지를 다룬 작품은 거의 없었다. 아버지에 대한 애환도 있고 작품을 통해 아버지의 역할을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가 어릴 때 아버지는 아침에 나가셨다가 저녁 때 약주를 드시고 돌아오시는 모습이었다"며 "80~90대, IMF 시절 아버지들이 어떻게 생활을 하시면서 가정을 꾸려나가셨는지 자식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러한 것도 알려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가족을 위해 평생을 바친 아버지 준구와 자신의 꿈을 좇는 자유로운 영혼의 아들 인범,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으로 포용하는 과정을 인기 캐스트와 국내 뮤지컬 창작드림팀이 만나 감동의 무대를 그려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공감 선우재덕(+김형준) (15)
뮤지컬 'Dear, My 파더'에서 아들로 출연하는 김형준은 10년 전 함께 출연한 드라마를 계기로 선우재덕을 아버지라고 부를 정도로 둘 사이는 아주 다정다감하다.

뮤지컬 '디어 마이 파더'에서 재미있는 점은 부자로 호흡을 맞추는 SS501 출신 김형준이 선우재덕을 예전부터 '아버지'로 부르고 있는 점이다. 2013~2014년 KBS1 일일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에서 김형준이 아들 친구로 나온 것이 남다른 인연이 돼 지금까지 아버지와 아들로 부자간의 정(情)을 이어가고 있다.

김형준은 "'사랑은 노래를 타고'가 제 첫 드라마인데, 그때 선우재덕 선배님과 촬영을 하게 됐다"며 "제 아버지는 아니고 상대 배우의 아버지지만 너무 좋아서 선생님, 선배님이 아닌 처음부터 '아버지'라고 불렀고 지금도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다"고 귀띔했다.

선우재덕도 "대기실에 있다 보면 형준이가 '아버지'라고 부른 것이 인연이 돼 부자로 출연을 하게 됐다"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글/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사진/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배우 선우재덕은?

▲1982년 영화 '사랑만들기'로 데뷔
▲1986년 KBS 특채 탤런트
▲2001년 SBS 연기대상 연속극 부문 남자 연기상
▲2003년 KBS 연기대상 남자 조연상
▲2006년 ~ 서울디지털대학교 엔터테인먼트경영학부 겸임교수
▲2009년 SBS 방송아카데미예술원 이사장
▲2012년 한국콘서바토리 연기예술학과정 학과장
▲2014년 제6기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
▲2019년 ~ 스게티 선우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드라마/영화/공연 등 110여편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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