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해소 7전8기… "'고향 만든다'는 마음으로 앞장"


입주예정자協 부회장 맡으며 '인연'
난제 학교신설·서울대 유치 최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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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배곧2동 박경아 초대 주민자치회장은 "배곧의 며느리로 평생 봉사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2024.10.16 시흥/김성규기자 seongkyu@kyeongin.com

화약냄새와 잡초만 무성하던 군자매립지가 기초자치단체가 직접 개발한 첫 사례인 배곧신도시로 탄생한 지 10년이 다가온다.

교육도시를 표방한 시흥시가 '배우는 곳'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명명한 배곧신도시는 2015년 7월 시범단지 입주 이후 2021년 7월 배곧1·2동으로 나뉠 정도로 인구 7만여 명의 거대 자족도시로 급성장했다.

박경아(53) 배곧2동 주민자치회장은 '배곧 며느리'란 애칭에 함박웃음으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2013년 배곧신도시 입주예정자협의회 부회장이란 첫 봉사직함으로 배곧과 인연을 맺은 박 회장은 2015년 시범단지 첫 입주민으로 둥지를 틀었고, 정왕4동에 속해있던 배곧신도시가 2018년 10월 배곧동으로 분동되자,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봉사를 이어갔다.

당초 계획인구 5만6천명을 훌쩍 넘기자 2021년 7월 배곧1·2동으로 또다시 분동됐고, 배곧2동 주민자치위원장으로 활동해오다 지난해 11월 법적 행정조직인 배곧2동 주민자치회 초대 회장에 임명됐다.

"시흥으로 시집와서 내 집 장만의 첫 꿈을 이룬 곳이 배곧신도시라서 입주예정자협의회에서 지역봉사라는 걸 처음 접하게 됐어요. 분양받은 내집 공사가 잘 진행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시공사들에게 묻고 따지고 싶었고, 이런 주민들의 뜻이 모아진 곳이 이곳이었죠."

박 회장은 입주민 모두가 허허벌판에 들어선 낯선 신도시인만큼 '나의 살던 고향을 만들어가는 희망을 주자'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크고 작은 지역현안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서울대 배곧유치 결렬위기시 최선봉에 나서는가 하면 배곧대교 건설 찬반논쟁 때도 원안 고수 찬성 존재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신도시내 초·중학교 초과밀학급이 최대 난제로 떠오르자 교육부에 1일 8천건씩 집중민원 접수 시위로 4번씩이나 퇴짜맞은 학교신설 문제를 끝내 해결하는 등 억척빼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박 회장은 또 '벽도 눕히면 다리가 된다'는 신념으로 주민 개개인간 선입견과 편견 등을 이해하고, 시청에 호소하는 목소리를 한데 모으는 취지로 소망나무 심기 캠페인을 지난해부터 벌이고 있다.

한 가구당 5주씩 나눠주며 소망의 글귀가 담긴 해당화나무를 배곧 한울공원에 3천그루씩 심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주민자치회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진 제1회 주민총회와 윈드페스타 마을축제를 통해 주민들의 염원과 열정이 분출됐다. 통상 1천여명 모이기도 버거운 동 단위 마을축제에 무려 1만5천여명이 모이자 참석자들 모두가 놀랄 정도였다.

박 회장은 끝으로 "주민자치회장이란 무거운 완장 없이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으로 봉사가 주는 기쁨을 평생 누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시흥/김성규기자 seong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