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프롬 인천] '난쏘공'이 이끈 소설가 최정화
소설가 최정화(45·사진)는 환경, 여성, 노동 등 다양한 주제로 작품을 쓰는 이야기꾼이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그에게 소설가의 꿈을 심어준 건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었다. 인성여고 이과 3학년이었던 최정화는 이 책을 읽고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난쏘공'의 주요 무대인 기계도시 '은강'이 인천 동구 만석동을 배경으로 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의미가 남다르다.
최정화는 대학 시절 동아리, 학회 활동을 하면서 선·후배들과 치열하게 토론했다. 집회에 참여해 농민과 노동자들을 만났다. 대학 시절 만난 여러 사람들의 생각과 사상을 학습했다.
대학 졸업 후 최정화가 2012년 단편소설 '팜비치'로 제15회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하기까지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낮에는 노무법인 사무보조, 편의점 아르바이트, 백화점 캐셔, 논술 강사, 환경잡지사 사무보조 등 다양한 일을 했다. 매일 저녁 집으로 돌아가 원고지 7매 분량의 글을 썼다.
최정화는 "이 기간에 만난 이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 작품을 썼고, 지난 10년은 꼭 필요했던 훈련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최정화는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 소설가의 책무라고 말한다. 그는 소설과 신문 칼럼으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쓰레기를 줄이고 물건을 재사용하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를 직접 실천하고 있는 그에게 인천의 쓰레기 매립지는 지나칠 수 없는 문제다. 자신이 서울에서 버리는 쓰레기가 고향이자 스무 살 조카가 살고 있는 인천으로 향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기후위기 문제를 외면하면 미래 세대가 고스란히 그 책임을 져야 하는데 개인의 이기심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런 그가 인천을 배경으로 어떤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을까. "쓰레기가 떠다니고 냄새나는 지저분한 바다가 익숙한 인천 사람의 시각에서 자연이 이미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이야기를 언젠가 쓰고 싶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익숙하게 마주했던 월미도의 '노란 바다'를 떠올렸다. 남다른 시각의 최정화가 그려 나갈 고향 인천의 모습은 조금 특별하다. 언젠가 세상 밖으로 나올 최정화의 인천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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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