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지리적 특성 닮은 조후시

준공 40여년·수년째 비어있는 집
치안 문제 등 지역 골칫거리 전락
민관협력 통해 새 활용 방안 모색



'토비바코' 담장을 아이들이 직접 꾸미고 있는 모습
일본 조후시의 한 빈집을 정비한 공간인 '토비바코' 담장을 아이들이 직접 꾸미고 있다. 토비바코는 아이들의 놀이방이자,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운영되고 있다. /토비바코 제공


"토비바코는 일본어로 '뜀틀'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합심해 개조한 동네 빈집을 발판삼아 다음 단계의 도전을 응원한다는 의미예요."

토비바코는 일본의 조후시가 주민들과 합심해 지역에 필요한 시설로 개조한 빈집의 새로운 이름이다. 이 이름은 인근의 쿄리츠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직접 지었다. 토비바코는 준공한 지 40여년이 지났고 수년째 비어있는 집이었다. 현재는 개조돼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지역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고 자연스레 발걸음을 토비바코로 옮긴다. 아이들은 토비바코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기도 하고, 삼삼오오 모여 떠들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간식거리까지 마련돼있어 인기가 좋다. 또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토비바코
지난달 24일 찾은 일본 조후시의 빈집을 정비한 공간인 ‘토비바코’ 내부. 2024.9.24/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오래 비어있던 탓에 치안 문제 등으로 지역의 골칫거리였던 빈집이 어떻게 지역 주민의 아지트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토비바코가 위치한 조후시는 도쿄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다. 도쿄의 중심부인 신주쿠 도심에서 약 15㎞ 거리에 있다. 신주쿠역에서 게이오선 급행으로 20분, 일반 지하철로는 40분 정도만 달리면 도착한다. 지리적인 특성만 봐도 조후시는 경기도와 상당히 닮아있다.

이런 점 때문에 조후시의 성격도 성남, 수원 등 경기도 도시들과 매우 유사하다. 도쿄와의 접근성이 좋고 타마강과 아지노모토 스타디움과 같은 대형 경기장 등 각종 여가 시설들이 잘 마련돼 편의성이 높아 한때는 도쿄를 오가는 직장인과 학생뿐만 아니라 신혼부부 등 청년층이 몰려들었다.

 

토비바코
지난달 24일 찾은 일본 조후시의 빈집을 정비한 공간인 ‘토비바코’ 내부. 2024.9.24/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토비바코
지난달 24일 찾은 일본 조후시의 빈집을 정비한 공간인 ‘토비바코’ 전경. 2024.9.24/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그러나 조후시도 저출생 고령화로 인해 빈집이 늘어나는 추세는 피할 수 없었다. 2020년 조후시가 직접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690동의 빈집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5년 조사(576동)보다 19.8% 늘어난 수치다.

사태가 점점 심각해짐을 느끼고 조후시는 빈집정비사업에 뛰어들었다. 인구구조의 변화가 지속되는 만큼 빈집 문제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토비바코 관계자들
토비바코 관계자들이 주민들의 의견을 포스트잇에 써붙여 토비바코의 운영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토비바코 제공

"조후시의 빈집이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현재, 특히 혼자 살던 노인이 사망했을 때 상속에 시간이 걸리거나 상속자를 찾지 못할 때 빈집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빈집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조후시가 주목한 것은 '민관 협력'이었다. 빈집을 지역 특성에 맞게 활용하려면 주민들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 관련기사 (일본 조후시, 연결 서포터 '공공'… 핵심 활용은 전문가 협업 '민간' [경기도 빈집 리포트·(3)])

일본/공지영·이시은·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 이 기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관한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사입니다. 이 사업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실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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