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지리적 특성 닮은 조후시
준공 40여년·수년째 비어있는 집
치안 문제 등 지역 골칫거리 전락
민관협력 통해 새 활용 방안 모색
"토비바코는 일본어로 '뜀틀'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합심해 개조한 동네 빈집을 발판삼아 다음 단계의 도전을 응원한다는 의미예요."
토비바코는 일본의 조후시가 주민들과 합심해 지역에 필요한 시설로 개조한 빈집의 새로운 이름이다. 이 이름은 인근의 쿄리츠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직접 지었다. 토비바코는 준공한 지 40여년이 지났고 수년째 비어있는 집이었다. 현재는 개조돼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지역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고 자연스레 발걸음을 토비바코로 옮긴다. 아이들은 토비바코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기도 하고, 삼삼오오 모여 떠들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간식거리까지 마련돼있어 인기가 좋다. 또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래 비어있던 탓에 치안 문제 등으로 지역의 골칫거리였던 빈집이 어떻게 지역 주민의 아지트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토비바코가 위치한 조후시는 도쿄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다. 도쿄의 중심부인 신주쿠 도심에서 약 15㎞ 거리에 있다. 신주쿠역에서 게이오선 급행으로 20분, 일반 지하철로는 40분 정도만 달리면 도착한다. 지리적인 특성만 봐도 조후시는 경기도와 상당히 닮아있다.
이런 점 때문에 조후시의 성격도 성남, 수원 등 경기도 도시들과 매우 유사하다. 도쿄와의 접근성이 좋고 타마강과 아지노모토 스타디움과 같은 대형 경기장 등 각종 여가 시설들이 잘 마련돼 편의성이 높아 한때는 도쿄를 오가는 직장인과 학생뿐만 아니라 신혼부부 등 청년층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조후시도 저출생 고령화로 인해 빈집이 늘어나는 추세는 피할 수 없었다. 2020년 조후시가 직접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690동의 빈집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5년 조사(576동)보다 19.8% 늘어난 수치다.
사태가 점점 심각해짐을 느끼고 조후시는 빈집정비사업에 뛰어들었다. 인구구조의 변화가 지속되는 만큼 빈집 문제가 가속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조후시의 빈집이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현재, 특히 혼자 살던 노인이 사망했을 때 상속에 시간이 걸리거나 상속자를 찾지 못할 때 빈집이 발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빈집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조후시가 주목한 것은 '민관 협력'이었다. 빈집을 지역 특성에 맞게 활용하려면 주민들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 관련기사 (일본 조후시, 연결 서포터 '공공'… 핵심 활용은 전문가 협업 '민간' [경기도 빈집 리포트·(3)])
일본/공지영·이시은·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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