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장애인 7명 등 참가 화제
"어떻게든 완주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평택항 마라톤대회가 열린 평택항 일원. 대회장에 설치된 수십 개의 부스 중 조금 특별한 부스가 눈에 띄었다. 오늘 하루를 위해 수십 번을 넘어지며 훈련한 이들이 바로 경기도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평택지회 마라톤 동호회 네잎클로버다.
네잎클로버는 20일 7명의 뇌병변 장애인을 포함해 10여명의 참가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뇌 병변 장애를 딛고 지난 대회에 참가한 이창희(23)씨를 보고 자신감을 얻어 올 초 동호회를 결성했다. '완주'라는 목표로 하나가 된 이들은 매주 함께 모여 수십 번을 넘어지며 훈련했다.
이날 대회에 함께 참가한 이은실 협회 관계자는 "오늘 대회를 위해 회원들과 함께 주말마다 인근 운동장에 모여 마라톤 연습을 했다"며 "회원들이 열심히 준비한 만큼 다치지 않고 무사히 완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발을 앞둔 회원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함께 비장함이 묻어 있었다. 오늘 하루는 휠체어가 아닌 두 다리로 직접 걸어서 마라톤을 완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밝은 미소도 잠시 출발이 다가오자, 몇몇 회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서로 '힘내자'는 짧은 대화를 나누며 출발선 앞으로 다가가는 이들의 뒷모습에는 설렘과 떨림이 공존했다.
이날을 위해 고된 훈련을 견뎠다는 김병찬(46)씨는 "회원들과 함께 뒤뚱뒤뚱 넘어질 듯 말 듯 걸으며 열심히 노력했다"며 "아침 공기가 상쾌하니 마라톤 하기에 날씨가 딱 좋다. 한 시간이 걸리든 두 시간이 걸리든 무조건 완주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취재팀
※취재팀=김종호 본부장, 양형종 기자(이상 지역사회부), 신창윤 부장(문화체육부), 김태강·마주영 수습기자(이상 사회부), 임열수 부장, 최은성 기자(이상 사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