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성고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자리 필요해"
지역 학생 대상 찾아가는 성교육 제공
최근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 기승
올바른 性인식 위해 전세대 교육 강조
"청소년이라고 해서 성(性)과 관련한 문제를 겪지 않는 건 아니에요. 이들이 올바른 성인식을 가지려면 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해요."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인천시청소년성문화센터 '소다'에서 활동하는 임지원(23)씨와 13명의 청년·청소년들은 또래 세대가 건강한 성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소중한 나! 다름을 존중하는 우리!'라는 의미를 담은 소다 센터는 인천의 아동·청소년과 양육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과 상담을 제공한다.
청년·청소년 활동가들은 인천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성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강의를 진행하기 보다는 성에 대한 고민과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한다고 한다.
임씨는 "학생들이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경우가 많아 편안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노력한다"며 "학생들과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 청년 활동가들이 교육을 진행하다보니 학생들도 더 편하게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말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많은 청소년들이 성과 관련해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지만, 교사나 학부모들에게 이를 털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임씨는 "많은 여성들이 경험하는 '질염' 등 여러 생식계 관련 질환으로 혼자 끙끙 앓거나, 잘못된 피임 방법을 알고 있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학생들이 성과 관련한 콘텐츠를 더 쉽게 접할 수 있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연령대도 낮아져 성교육의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씨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들은 평소에도 친구들의 사진을 몰래 찍으며 놀거나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좋아하는 연예인이 멋진 옷을 입은 콘텐츠 등을 제작하는 것이 일종의 놀이문화라는 걸 알게 됐다"며 "이를 토대로 동의 없이 타인의 신체를 촬영하거나 다른 신체와 합성하는 것이 문제라는 점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청소년뿐만 아니라 전 세대를 대상으로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성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다. 양육자나 교사들에게도 성교육이 진행돼야 청소년들이 성에 대해 혼자 고민하지 않고 털어놓을 수 있게 된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건강한 성 문화가 자리 잡으려면 모든 세대가 올바른 성 인식을 가지고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