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프로축구단 '흥망성쇠'

기업팀 명가 줄줄이 연고지 이전·쇠퇴
승강제 도입 이후 지자체들 창단 열풍
2부 경험 수원FC 올시즌 6위 자리잡아
수원삼성 작년 강등… 인천 최하위 늪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 경기장을 축구발전진흥사업보다 이벤트 대관사업 등으로 수익을 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오는 6월 국제양궁대회가 열릴 수원월드컵경기장 주경기장과 지난해 싸이 흠뻑쇼 등 페스티벌이 열린 보조경기장. 2024.5.21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사진은 수원월드컵경기장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경인일보DB

경인지역 축구단은 1990~2000년대 프로축구 춘추 전국시대를 맞았다.

수원 삼성을 비롯 성남 일화(현 성남FC), 안양LG(현 FC서울), 부천SK(현 제주 유나이티드)와 인천 유나이티드까지 한 시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기업팀이 연고지를 이전하거나 쇠퇴하면서 시민구단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안양과 부천의 연고지 이전으로 서포터스는 불매운동까지 벌이면서 팀 재건을 위해 노력했고, 승강제가 도입되면서 지자체들은 시민구단 창단 열풍을 맞기도 했다.

한국 프로축구의 한 획을 그은 팀은 성남 일화를 빼놓을 수 없다.

성남은 1993~1995, 2001~2003, 2006년 K리그 우승(당시 최다 7회. 현재 전북 현대 9회)을 비롯해 1999, 2011, 2014년 FA컵 우승, 1992, 2002, 2004 리그컵 우승 등 국내 프로축구를 평정했다.

성남 일화가 프로축구 탈퇴를 선언하자 성남시는 2013년 성남 일화천마프로축구단을 인수한 뒤 시민 구단(성남FC)으로 재창단했다. 이후 성남은 2014년 하나은행FA컵 우승컵을 들었고, 2015년 K리그 5위를 기록하며 상위스플릿에 성공했다. 2016년 2부리그로 강등된 성남은 2019년에 1부리그로 다시 올라섰지만 2022년 최하위에 머물며 다시 2부리그로 내려왔다.

1983년 럭키 금성 황소 축구단을 시작으로 1996년 연고지를 이전한 안양은 K리그 우승, FA컵 우승, 수퍼컵 우승 등을 차지한 뒤 2004년 서울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안양시민들과 서포터스는 축구의 열정을 포기하지 않았고 2013년 2월2일, FC안양 시민구단으로 창단하면서 프로축구에 진입했다. 2부리그로 시작한 안양은 2019년과 2021~2022년 K리그2에서 각각 3위까지 올라온 뒤 올해는 선두를 지키며 내년 첫 1부 승격을 노리고 있다.

1998년 부천 유공에서 부천SK로 프로구단의 서막을 연 부천은 대한화재컵 우승, FA컵 준우승 등 명성을 이어오다 2007년 2월 SK가 제주로 연고지를 옮겼다. 부천 축구팬들은 새로운 부천 축구클럽 창단 시민 모임을 결성하고 2007년 부천FC1995로 창단, 2008년 K리그3에서 활동한 뒤 2011년 부천FC1995(주)로 전환했다. 2012년 K리그에 가입했고 2013년부터 K리그2로 참여하고 있다.

수원FC도 2003년 3월15일 창단됐다. 지자체들이 시민구단 창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자 수원시도 K리그를 준비해왔다. 수원FC는 내셔널리그에서 탄탄한 전력을 갖추면서 2010년 내셔널리그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2012년부터 2부리그로 프로에 입문했다. 2016년 K리그1에 올라 경험을 쌓았지만 2017년 다시 2부리그로 강등됐다. 그러나 수원FC는 2021년 K리그1에 승격되면서 자리잡았고 올해는 6위(승점 50)를 달리고 있다.

시민구단의 열풍은 안산 그리너스FC가 2017년부터, 김포FC가 2022년부터 각각 K리그2에 참가하는 등 명가를 꿈꾸고 있다.

시민구단의 맏형 격인 인천 유나이티드는 한때 '잔류왕', '생존왕'으로 불렸다. 2016~2020년까지 5년 연속으로 리그 최종전에서 잔류를 확정한 인천은 시·도민 구단 중 유일하게 2부를 경험하지 않은 팀이었다.

2021년 파이널B(7~12위) 상위권으로 리그를 마친 인천은 창단 20주년이었던 지난 시즌에 AFC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하는 등 2022시즌과 2023시즌 연속해 파이널A(1~6위)에 들었다. 인천은 올 시즌 개막 전 3년 연속 파이널A로 '빅4'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시즌 중반 후 하향 곡선을 그리며 최하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11위와 격차가 벌어지면서 구단 역사상 첫 강등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수원 삼성은 김호 감독 부임 후 K리그를 호령하면서 축구 명가를 알렸지만 2023 시즌 최하위를 기록하며 올해 사상 처음으로 2부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수모를 겪었다.

/신창윤·김영준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