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다양한 모습 카메라 앵글에 담는 일 재밌어"
역사현장 기록 등 작업… 올해로 60년
최근엔 남아있는 폐염전 촬영에 집중
전세계에 인천 알리는 전시 개최 목표
"서해 끝자락에 있던 수많은 섬들부터 당시 500개가 넘던 문화재까지 인천시 도록을 만든다고 안 가본 곳이 없습니다. 내 카메라 앵글에 잡히지 않은 곳이 없지요."
오인영(79) 인천 미추홀구 사진인연합회장은 인천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사진으로 담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오 작가는 이달 7~12일 인천시청에서 수십 년 전과 오늘날 인천의 모습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사진전을 열었다.
이번 사진전은 올해 제60회를 맞은 인천 시민의 날을 기념해 열린 행사 중 하나다. 이미 철거된 인천시민회관과 숭의종합경기장·숭의야구장, 과거와 크게 달라진 동인천역, 인천시청 모습을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오 작가는 "약 40~50년 전의 인하대 후문 식당가 모습부터 비교적 최근인 송도 매립 직후의 모습까지 사진에 담았다"며 "인천의 다양한 순간을 기록하고자 했던 노력들이 사진전을 통해 빛을 발한 것 같아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가 카메라를 든 지는 올해로 60년째다. 이 기간 대부분 시간을 인천의 모습을 담는 데 집중해왔다. 경기도 출신인 오 작가는 1964년 인하대학교의 전신인 인하공과대학 기계과에 입학하면서 인천으로 오게 됐다. 전공보다 카메라에 더 관심을 갖게 된 시기도 이때부터였다고 한다. 당시 미추홀구 용현동 독쟁이고개 부근에 살던 형님네 집에서 학교를 다녔던 그는 지금도 미추홀구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고 있다.
오 작가는 인천시, 기초자치단체 등 기관과 함께 일하면서 인천 문화재 도록에 쓰일 사진을 촬영하는 것부터 과거 조병창 부지에 주둔한 주한미군육군병참본부 '애스컴시티'와 같은 역사적 현장을 기록화하는 작업 등을 맡았었다. 최근에는 미추홀구 내 건축물 조형물을 사진으로 담아 전시전을 열기도 했다.
현재는 남동구 소래포구와 영종도 등 지역 곳곳에 남아있는 폐염전을 배경으로 한 사진 촬영에 집중하고 있다. 폐염전 속 소금과 송화가 굳으면서 마치 식물의 뿌리처럼 뻗어나가는 형상을 나타내는데, 매번 각기 다른 모습을 앵글에 담는 데서 오는 재미가 크다는 게 오 작가 설명이다.
오 작가는 앞으로도 인천 곳곳을 누비면서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지역의 모습을 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오 작가는 "인천에서 많은 곳을 다녔다고 자부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며 "인천이 내포하고 있는 모습을 사진을 통해 전 세계에 알리는 사진전을 개최하는 게 마지막 바람"이라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