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다양성 낮아 '경제 고도화 한계'


복잡도 클수록 '상품 등장' 가능성
지역평균 19.6… 구월·송도에 몰려
임금 등 지역 소득 수준에도 영향
제조업 등 중심 기능, 서울과 격차


인천 구월동 로데오거리 일대
인천에서 점포 수와 결제액이 가장 많은 지역은 부평·구월·주안 등 원도심 상권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핵심 상권 중 한 곳인 인천 구월동 로데오거리 일대. 2024.10.2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남동구 구월동을 포함한 인천지역 핵심 상권은 음식점업이나 화장품 소매업 등 저부가가치 업종에 치중돼 있고, 지식 기반 업종이 많지 않아 경제 생태계 발전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부가가치 중심의 업종 다양성 한계는 임금 등 지역 소득 수준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준다.

인하대 소상공인경제생태계연구센터(소상공인센터)는 '경제 복잡도' 이론을 활용해 인천지역 상권의 특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인천에서 경제 복잡도가 높은 핵심 상권은 주요 국가산업단지 일대와 항만 지역, 유동인구가 많은 구월동·주안역·부평역 등으로 조사됐다.

경제 복잡도는 특정 지역에서 판매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상품 다양성이 높은 지역은 산업구조가 발전해 새로운 상품이 등장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개념이다. 경제 복잡도가 100에 가까우면 상품과 서비스의 종류가 다양하고 판매 범위도 확장돼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고, 복잡도가 0에 가깝게 나타나면 반대에 해당한다.

지난해 인천지역 평균 경제 복잡도는 19.6으로 다양성이 낮았다. 행정·경제기관이 모여 있는 구월동, 대기업이 많은 송도국제도시 등 핵심 상권의 경제 복잡도는 30으로 나타났고, 일반 주거지역 등 비핵심 상권의 경제 복잡도는 15~18 사이를 기록했다. 반면 서울지역 평균 경제 복잡도는 40.4로 집계됐다. 강남·여의도·종로 등 행정·사무 기능이 모인 서울 내 핵심 상권의 경제 복잡도는 50을 넘었고, 비핵심 상권의 복잡도는 인천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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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 서울의 상권별 주요 업종을 살펴보면 차이가 확연했다. 서울 핵심 상권에는 '광고 대행업' '경영 컨설팅업' '사업 및 무형 재산권 중개업' 등 사무·지식 관련 업종이 주를 이뤘고, 비핵심 상권 주요 업종은 '미용업' '인테리어업' '세탁업' 등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경우 핵심 상권 내 주요 업종이 '한식 음식점업' '화장품 소매업' '중식 음식점업' 등 외식업과 소매업이 주를 이뤘다. 비핵심 상권은 '미용업' '치킨 전문점' '세탁업'이 주요 업종으로 구성돼 있다.

이처럼 인천의 핵심 상권은 서울과 달리 다양성이 떨어지고 지식 집약적 업종이 없어 도시의 경제 생태계를 고도화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부평 문화의거리
25일 인천의 대표적인 상권인 부평 문화의거리가 해가 지면서 화려한 조명 불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2024.10.25 /조재현기자 jhc@kyeonign.com

인천 핵심 상권에서 사무·경영과 관련한 업종으로는 '사무 지원 서비스업' '사업시설 유지·관리업' '인력 공급업' 등이 주로 분포돼 있다. 서울은 '금융 지원 서비스업'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 제공업' '컴퓨터 시스템 관련 서비스업' 등 고부가가치 업종이 핵심 상권에 위치해 있는데, 지식 집약적 산업의 분포 여부는 종사자 임금 등 지역 소득 수준과도 연관돼 있다는 설명이다.

인하대 소상공인센터 김종현 연구원은 "지식 집약적 산업 종사자의 평균 임금이 외식업이나 생활편의업보다 높고, 지식 관련 업종이 모여 있을수록 도시의 경제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인천은 제조업과 유통 관련 상권이 경제 생태계의 중심 기능을 하고 있을뿐 지식 관련 산업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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