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구조 변화로 경쟁력 '악화일로'


저부가가치 '외식업 40%' 편중
생활밀접업종 폐업률 15.3%나

대면 → 배달 플랫폼 변화 '위축'
소매업 침체 더욱 두드러진 상황

코로나 이후 온라인 소비로 대체

인천지역 핵심 상권 중 한 곳인 부평 문화의거리 일원
경인일보와 인하대학교 소상공인경제생태계연구센터의 공동 조사 결과, 인천지역 주요 상권 생태계가 저부가가치 중심의 외식업과 소매업 등에 치우친 구조적 취약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지역 핵심 상권 중 한 곳인 부평 문화의거리 일원. 2024.10.2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지역 주요 상권 생태계가 저부가가치 중심의 외식업과 소매업 등에 치우친 구조적 취약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온라인 소비가 크게 증가하면서 인천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경인일보와 인하대학교 소상공인경제생태계연구센터(소상공인센터)는 인천의 소비 규모와 유동인구, 상가 수, 교통 인프라 등 빅데이터를 토대로 지역 소상공인 생태계가 어떻게 구축돼 있는지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전국에서 폐업률이 가장 높은 인천의 소상공인 업종이 코로나19 사태와 경기 침체기를 거치면서 겪은 위기를 파악하고 향후 어떻게 변화할지 전망하기 위한 취지다.

특정 지역에서 판매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경제 복잡도' 이론을 도입해 인천 상권을 분석한 결과, 인천 소상공인 생태계는 외식업과 소매업 등 일부 업종에 편중된 특징을 보였다. 상권 생태계의 다양성이 부족한 탓에 코로나19와 같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경우 개별 점포가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타격을 받게 된다.

인하대 소상공인센터가 인천지역 상권의 생존율을 분석해 보니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해당하는 2020~2022년 폐업률은 2017~2019년보다 10.4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의 2022년 말 기준 폐업률은 12.0%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구월동 로데오거리
25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길을 옮기고 있다. 2024.10.2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특히 외식업과 소매업 등 인천에서 가장 많이 분포하는 생활밀접업종의 폐업률은 15.3%로 인천 평균 폐업률을 앞질렀다. 외식업 등 주요 상권에 집중돼 경쟁이 치열한 업종일수록 외부 충격에 취약해 생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인천 소상공인 생태계의 업종 편중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기준 인천지역 업종별 매출 비율을 보면 식당과 카페 등 외식업이 전체 업종의 40%를 넘었다. 같은 시기 서울의 업종별 매출이 컴퓨터, 가전제품, 의류 등에 걸쳐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소비 구조가 지역 상권을 찾는 대면 방식에서 서울에 본사를 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인천 소상공인 생태계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인천 상권 주요 업종인 외식업의 경우 배달 플랫폼을 이용한 온라인 소비가 늘면서 매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매출액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하대 소상공인센터 분석에 따르면 인천 외식업 관련 온라인 소비 비율이 1% 높아지면 오프라인 소비는 0.8~1.3%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하대 소상공인센터 최효지 연구교수는 "온라인 소비 방식은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수고를 덜어 소비를 촉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으나, 인천에서는 온라인 소비가 오프라인 소비를 대체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소비의 이런 구조적 변화가 인천 소상공인들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거리 메운 외식·소매업… 지역 성장 이끌 지식산업 실종 [빅데이터로 본 인천 소상공인 생태계·(上)])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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