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프롬 인천] '단거리 육상 레전드' 이영숙 감독
"100m 출발선에 서서 결승점을 바라볼 때 평소보다 거리가 짧게 느껴지는 때가 있어요."
인천 출신 이영숙(59·사진) 안산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육상부 감독은 한국육상 여자100m 종목 한국신기록 보유자다. 1994년 이영숙이 세운 기록 11초49는 30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다.
그는 인천 신흥동에서 태어나 신흥초·인천여중·인일여고·이화여대 등에서 공부했다. 모교 인일여고에는 유난히 여성 스프린터가 많았다. 3년 선배 모명희, 1년 선배 박미선 등이 같은 종목에서 한국기록을 세우며 이름을 날렸다.
그는 1980년 주니어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고교시절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1981년부터 1997년까지 16년 동안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며 뉴델리 아시안게임, LA올림픽, 서울아시안게임, 서울올림픽, 베이징 아시안게임 등 주요 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출발선에 엎드려 결승선을 바라보고 달릴 때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며 "선수 생활 내내 육상 트랙이 전부인 삶을 살았다"고 했다.
1997년 국가대표를 은퇴하고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후진 양성에 힘썼다. 국가대표 육상 트레이너, 이화여대 감독 등으로 일했다. 현재는 지도자 생활 은퇴를 앞두고 있다.
한국 단거리 여자 육상 '레전드'인 그도 젊은 선수들을 지도할 때는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지도자의 길이 선수 생활보다 열 배는 더 힘들다고 그는 말한다.
30년 동안 깨지지 않는 자신의 기록을 보고 있으면 그의 마음도 편하지 않다. 그는 후배들이 이 기록을 깨뜨리길 바라며 조언을 남겼다. "목표가 분명해야 합니다. 또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꾸준함도 필요합니다.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없습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한 단계 한 단계 밟아야 그 목표까지 갈 수 있습니다."
→ 관련기사 ([아임 프롬 인천·(37)] 1994년, 육상 100m 11초49… 후배들은 아직도 그녀 뒤를 쫓아 달린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