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다양성 부족에 악순환 유발
지역화폐 접근성·편의성 개선 등
비대면 소비 수요 유인 강화 필요
지역 생산품·관광지 홍보 확대도
인천의 역외소비 유출 증가는 상권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지역 내 소득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를 유발한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선 지역화폐(인천e음)와 연계한 온라인 플랫폼의 활용도를 높이고, 타 지역 소비를 인천으로 유입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인천의 역외소비 유출이 확대되는 배경에는 '소비 다양성' 부족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정 상품을 구매할 때 비교할 수 있는 제품 종류가 많아질수록 소비 다양성이 높아지는데, 인천은 백화점이나 프리미엄 아웃렛 등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이 서울·경기에 비해 적어 소비 수요가 밖으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인천의 역외소비 유출률(2022년 기준)을 업종별로 나눠 보면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업이 25.6%로 가장 높았다. 요식업(22.0%), 의료기관(14.2%), 주유소를 포함한 연료판매(6.9%)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경기의 소비재 판매 경쟁력이 높고 수도권의 교통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인천을 벗어나 소비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김하운 전 한국은행 인천본부장은 "서울은 소비자가 다양한 가격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소비 환경이 갖춰져 있지만, 인천은 제품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한계 때문에 역외소비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인천의 소비상권 경쟁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온라인 소비로 인한 역외소비 유출을 줄이려는 방안도 필요하다. 인하대 소상공인경제생태계연구센터에 따르면 인천 내 온라인 소비 비율이 1% 증가(또는 감소)할 때, 소상공인 점포의 평균 매출액과 오프라인 매출액은 각각 0.6%, 0.8~1.3% 감소(또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구매 양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상황에서 인천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소비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인천e음(인천사랑상품권)과 연계한 플랫폼의 영향력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한국은행 인천본부 김민우 과장은 "인천e음 온라인 쇼핑몰인 '인천e몰'이나 인천 소상공인 상품 판매 전용관인 '인천직구'에 대한 접근성과 사용 편의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다만 지역화폐는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과 거시경제 여건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는 만큼, 장기적인 역내소비 활성화 대책도 추가로 필요하다"고 했다.
인천시민 소비를 지역 내에 머물게 할 대책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소비를 유입하기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
김하운 전 본부장은 "인천에서 생산되는 상품에 대한 마케팅이 매우 부족하다. 소상공인부터 중견·대기업까지 인천으로 소비를 유입하기 위한 노력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인천의 상품과 관광지 등에 대한 홍보를 확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한달수기자·송윤지수습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