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마자동차디자인 미술관(FOMA)은 숲속에서 펼쳐지는 무동력 모형자동차대회를 11월3일 포마주차장에서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고양시에 위치한 포마의 주차장에는 17m에 달하는 나무로 만들어진 대형 슬로프가 있다.

이 슬로프는 1년에 한 번,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직접 자기 손으로 만든 모형 자동차로, 레이싱 경주대회인 ‘포마 원 디자인 그랑프리’의 레이싱 트랙으로 활용한다.

포마주차장에 설치된 대형 슬로프. /포마자동차 제공
포마주차장에 설치된 대형 슬로프. /포마자동차 제공

올해로 4년차를 맞이한 ‘포마 원 디자인 그랑프리’는 코로나 시국이 한창이던 2021년 11월, 실내활동 집합금지 등으로 인한 일상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한 야외활동으로 최초 기획됐다.

미술관의 진입로 문제로 주차장으로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상황을 재치로 극복해보려는 미술관 측의 사연도 있었다.

포마 원 디자인 그랑프리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은 재활용 재료나 그 외에 기발한 재료 등을 가져와 미술관에서 직접 손으로 모형 자동차를 만든다.

이후, 17미터에 달하는 대형 슬로프 트랙에서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주하며 승리의 메달을 거머쥐는 짜릿한 역전과 반전이 가득하다. 이제 예매 오픈과 함께 하루만에 매진되며 멀리 전주, 안동 등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소문이 나 있다.

다양한 재료와 폐품을 이용한 자동차 디자인./포마자동차제공
다양한 재료와 폐품을 이용한 자동차 디자인./포마자동차제공

포마 원 디자인 챌린지의 묘미는 사실 모형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에 있다.

트랙을 완주하기 위해 개인에게 주어진 5번의 연습주행을 하면서 자동차는 트랙을 벗어나 부서지기도 하고 중간에 멈춰 버리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참여하는 청소년과 가족들은 빠른 의사결정, 문제해결을 위한 창의력과 상상력을 동원하게 되며 스피드보다는 완주를, 완주보다는 재미난 디자인을 선보이며 우승의 결과보다는 참가과정에서의 재미와 의미를 느낄 수 있다.

지난 행사 입상자들. /포마자동차 제공
지난 행사 입상자들. /포마자동차 제공

4년째 신청했다는 학부모 박영주씨는 “스피드 상뿐만 아니라 디자인상, 에코폼상, 특별상 등 다양한 형태의 시상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예선에서 떨어졌다 하더라도 대회가 끝날 때까지 결코 자리를 뜰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매년 트랙의 디자인이 조금씩 바뀌고 있고 다양한 챌린지들이 주어지기 때문에 아무리 매년 참석한다고 해도, 우승 노하우는 달라진다. 슬로프를 제작한 디자이너 최선호 씨는 “완주비법은 오직 내 손과 머리를 믿으며 반복하는 시행착오다”고 강조했다.

행사안내 포스터. /포마자동차 제공
행사안내 포스터. /포마자동차 제공

특히, 올해에는 경계선지능인 청소년 느린학습자 대상의 특별 워크숍이 준비돼 있다.

행사 전날인 11월2일 토요일에 무료로 진행하는 사전 워크샵을 통해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1대 1로 선생님과 함께 모형 자동차 제작을 익힘으로써 본 대회에 원활한 참여를 돕기 위한 미술관의 세심한 배려와 설계가 돋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의 풍경과 에피소드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