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걱정 ‘NO’... 신혼부부 ‘파격 혜택’

연이은 인천 저출생정책 전국적 관심

인천시가 최근 발표한 ‘천원주택’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인천시는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결혼한 지 7년 내인 신혼(예비)부부를 대상으로 내년부터 하루 1천원 임대료의 신혼집을 제공한다는 계획입니다. 여기에 아이를 가진 신혼부부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1%대로 낮춰주는 ‘1.0대출’ 정책도 마련했습니다. 아이를 낳는 인천시민에게 1억원을 지원한다는 ‘1억 플러스 아이드림’ 사업에 이은 인천형 저출생 정책 2탄인데, 전국 지자체와 인천시민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습니다. 저출생 원인 중 하나인 ‘주거비 부담’을 우선 해결하겠다는 인천시의 저출생 정책을 자세히 살펴보시죠.

유정복 인천시장이 9일 오후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신혼부부와 신생아 가족 주거 지원을 하는 내용의 ‘i+집dream’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4.7.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유정복 인천시장이 9일 오후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신혼부부와 신생아 가족 주거 지원을 하는 내용의 ‘i+집dream’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4.7.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매입·전세임대 1천호 공급, 1.0대출 3천호 지원

천원주택은 ‘매입임대’ ‘전세임대’ 두 가지로 분류됩니다. 매입임대는 인천시가 산하 공기업인 인천도시공사(iH)를 통해 보유·매입한 기존 주택을 신혼부부에게 월 3만원(하루 임대료 1천원)에 빌려주는 방식입니다. iH가 기존에 운영한 매입임대 사업을 확장해 대상을 신혼부부로 특정하고 소득 요건을 완화했으며 예산 지원을 통해 임대료 부담을 대폭 낮춘 게 특징입니다. 내년 신혼부부 매입임대 공급 규모는 500호로, 상·하반기 두 번 공모를 진행합니다.

iH는 천원주택을 위해 올해 매입임대 주택 350호를 확보한 상황이며 추가로 150호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공급 규모는 무(無)자녀 65㎡ 이하, 한 자녀 75㎡ 이하, 두 자녀 이상 85㎡ 이하입니다. 법적 요건에 따른 자부담 보증금은 최대 3천만원으로 추정됩니다. 매입임대는 대부분 신축 빌라로 구성됐습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9일 오후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신혼부부와 신생아 가족 주거 지원을 하는 내용의 ‘i+집dream’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4.7.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유정복 인천시장이 9일 오후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신혼부부와 신생아 가족 주거 지원을 하는 내용의 ‘i+집dream’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4.7.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전세임대는 지원자들이 살고싶은 주택(아파트 등 전용 85㎡ 이하)을 선택하면 iH가 집주인과 직접 전세 계약해 신혼부부에게 빌려주는 방식입니다. iH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대출해 돈을 마련합니다. 보증금은 최대 2억4천만원까지며, 이 금액을 초과하는 전셋집은 초과금을 본인이 더 부담해야 합니다. 또 지원자는 전세액의 5%를 보증금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iH가 HUG에서 빌린 돈의 이자 중 대부분을 인천시가 자체 예산으로 메우고 신혼부부는 월 3만원만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천원주택 대상자는 결혼 7년 이내 신혼부부와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모두 입니다. 최초 2년 거주가 가능하며 이후 2년씩 두 번, 최대 6년까지 연장 가능합니다. 소득기준은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의 120% 이하(지난해 기준 2인가구 월 소득 650만원 이하)로, 앞으로 정부 협의 과정에서 150% 이하(812만원 이하)까지 완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1.0대출은 국가에서 이미 HUG 자금으로 시중 금리 4%대로 제공 중인 상품에 이자를 추가 지원하는 내용입니다. 금리가 1.6%~3.3%까지인 신생아특례디딤돌대출에 인천시가 한 자녀 출산은 0.8%, 두 자녀 이상 출산 가구 1.0% 등 자녀당 0.2%의 이자를 지원합니다. 내 집 마련이 이자로 부담되는 부부들을 위해 1% 수준의 이자 감경 혜택을 주는 것이죠. 이자 지원 대출금 한도는 최대 3억원이며, 연간 한도는 최대 300만원, 기간은 최대 5년까지입니다. 대상자는 내년 출산가구부터입니다.

하루 임대료 1천원 주택, 내년 3~4월 공모할 듯… 지속성 위한 국가 정책 반영 필요

천원주택 1천호(매입임대, 전세임대 각 500호씩), 1.0대출 3천호 등 총 4천호 규모의 신혼부부 주택 혜택이 내년부터 시작됩니다. 인천의 신혼부부는 총 1만1천여쌍으로 이 중 자가 주택을 갖고 있거나 소득이 요건보다 높은 부부를 제외하면 현재 공급 물량으로 어느 정도 충당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인천시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특히 매년 정책을 이어가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며 수요에 따른 대응에 나설 계획입니다. 내년 1차 공모는 2~3월 중 시작됩니다. 정부와 협의에 따라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습니다. 또 앞서 인천시가 추진한 전국 최초 8~18세 아동 대상 매월 5만~15만원을 지원하는 아이 꿈 수당 사업이 현금성 지원이란 이유로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에 시간이 지체된 사례가 있지만, 이번 사업은 성격이 달라 협의가 원만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9일 오후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신혼부부와 신생아 가족 주거 지원을 하는 내용의 ‘i+집dream’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4.7.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유정복 인천시장이 9일 오후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신혼부부와 신생아 가족 주거 지원을 하는 내용의 ‘i+집dream’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4.7.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가 넘어야 할 산은 ‘예산’입니다. 천원주택과 1.0대출에 들어가는 돈은 사업 첫 해인 2025년 100억원(천원주택 36억원, 1.0대출 64억원)을 시작으로 2026년 188억원(65억원, 123억원), 2027년 263억원(88억원, 175억원), 2028년 328억원(106억원, 222억원), 2029년 385억원(121억원, 264억원) 등 5년간 총 1천264억원입니다.

인천시의 첫 번째 저출생 정책인 1억 플러스 아이드림 사업은 올해 393억원으로 시작해 2025년 631억원, 2026년 922억원, 2027년 1천215억원, 2028년 1천565억원 등으로 급증합니다.

천원주택과 1.0대출은 전액 시비, 1억 플러스 아이드림 사업은 시비와 군·구비가 8대 2 비율로 투입되는데, 국비는 전혀 없습니다. 인천시 한 해 예산이 14조원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사업 추진에 문제는 없겠지만, 계속 사업으로 5~6년차가 되면 지방비만으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인천시는 인천형 저출생 정책을 정부에 건의해 국가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또 신혼부부와 자녀를 낳는 부부에게 40~50년의 장기 무이자 주택담보대출을 추진하도록 정부에 건의해 집 때문에 결혼과 아이 낳는 것을 주저하는 일이 없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