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성 해충인 붉은불개미로 인천항이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지난 11일 인천 신항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 야적장에서 붉은불개미 20마리가 발견됐고, 조사 과정에서 170마리가 추가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인천항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것은 올해 들어 벌써 2번째입니다. 지난 5월에는 인천 남항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 야적장에서 붉은불개미 2천여마리가 발견된 적이 있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해충인 붉은불개미가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은 2018년입니다. 부산항에서 처음 붉은불개미가 발견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붉은불개미는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으로 적갈색을 띠고 꼬리 부분에 날카로운 침을 지니고 있습니다. 독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맹독을 지닌 곤충인 장수말벌의 5분의 1이고, 꿀벌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붉은불개미에 쏘이면 통증이나 가려움증이 나타나며 세균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북미에서는 붉은불개미로 인한 사망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살인개미’로 불리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아직 크게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꿀벌보다 조금 심한 독성을 가진 해충 때문에 인천항이 발칵 뒤집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붉은불개미의 놀라운 번식력과 환경적응력 때문입니다. 붉은불개미는 농작물이나 전기 시설물 등을 갉아먹는 특성이 있어 우리나라에 정착하면 큰 피해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한번 정착을 하면 박멸이 어렵고 생태계 교란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2018년 인천항에서 여왕개미 1마리와 애벌레 16마리가 나와 우리나라에 번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인천항은 다른 항만보다 붉은불개미가 자주 발견되는 항만입니다. 2018년 이후 인천항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것은 7년 동안 13차례나 됩니다.
전문가들은 붉은불개미의 주요 서식지인 중국과 물동량이 많은 인천항의 특성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중국은 모든 지역이 붉은불개미의 주요 서식지로 IUCN에 등록돼 있다고 합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아직 붉은불개미 서식지가 아닙니다. 하지만 국내로 유입된 외래종을 퇴치하지 못해 애를 먹었던 경험이 많습니다. 국내로 유입된 경로와 과정은 다르지만, 황소개구리와 배스, 블루길 등과 같이 한번 들어온 외래종이 확산한 뒤에는 퇴치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이 때문에 검역 과정을 조금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붉은불개미가 해외에서 아예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