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닿는 데까지 복지 사각지대 이웃 도우며 살고파"


방송보고 시작한 기부, 30년째 지속
마트 운영하며 매달 정기후원 활발
퇴직 이후에도 월급 일부 나눔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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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회 인천시 시민상 수상자로 선정된 윤기세씨는 "세상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 서로 더불어가며 돕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2024.10.31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세상은 홀로 살아갈 수 없어요. 더불어 살면서 서로 도와야 건전한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달 제46회 인천시 시민상 수상자로 선정된 윤기세(65)씨는 "저 또한 인생을 살며 주변에서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누군가를 도우며 사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씨는 인천시 시민상 여러 분야 중 '교육·자선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건설에 공헌한 자'에게 주어지는 공익분야 시민상을 받았다. 윤씨를 통해 들은 그의 일생은 '나눔을 실천하는 삶' 그 자체였다.

윤씨는 인천에서 식자재 마트 2곳을 운영하는 법인 대표다.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2017년 106호 회원으로 가입했다. 그는 30여년 전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취약계층 이웃을 도와야겠다는 마음을 처음 갖게 됐고, 그 이후 소규모 후원에 동참하며 그의 '무한 기부' 인생이 시작됐다.

윤씨는 현재 세이브더칠드런, 유니세프, 월드쉐어, 사랑밭 등 여러 단체에 매달 200만원가량 정기 후원을 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역 소외계층을 찾아 나서고 있다.

윤씨는 동사무소(행정복지센터)나 장애인복지관·노인복지관 등을 찾아가 어려운 이웃이 없는지 물어보고, 기관들을 통해 소개받은 저소득층 이웃에게 정기적·비정기적으로 기부한다. 지역아동센터 등에는 바우처 형태로 매달 마트의 생필품을 후원하기도 한다. 30여년간 그가 도움의 손길을 건넨 곳은 수도 없이 많았다.

윤씨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3월 '국민 추천 포상'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누가 보면 제가 돈이 많은 줄 알겠지만 3년 전까지만 해도 자가 없이 월세를 내고 살았다"며 "저는 먹고 살 정도의 돈만 있으면 된다. 돈이 많다고 모두가 잘 사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부는 저에게 삶의 만족도를 높여주고 중독성이 있다"며 "저도 모르게 어려운 이웃들에게 시선이 간다"고 말했다.

윤씨는 2002년 작은 동네 슈퍼로 유통업을 시작해 2012년 일반 마트, 그리고 2016년에는 식자재마트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을 키워왔다. 그의 매장 규모가 커질수록 그의 기부 규모도 함께 커졌다.

윤씨는 "친인척을 비롯해 결정적인 순간마다 도움의 손길을 건네준 분들 덕분에 이렇게 먹고 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어 "마트는 이웃들이 이용해줘야 이득이 창출되는 업인데, 저 혼자만 배불리 먹고 사는 건 어찌보면 나쁜 사람 아니겠느냐"며 "받은 도움을 돌려주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씨는 능력이 되는 순간까지 기부하는 삶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퇴직 이후에도 법인에서 들어오는 월급 중 일부를 기부할 생각"이라며 "제가 힘이 닿는 데까지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웃을 도우며 살겠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