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위해 엄마가 지은 세상에 하나뿐인 동화
모온동아리와 여주 수어린이집 6명 어머니들 참여
어머니들 아이들 보육과정에서의 감정·경험 담아
“‘옛날옛날~’ 우리는 어릴 적, 엄마의 팔을 베개 삼아 누워서 들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주 수어린이집 이수진 원장은 “그때 들었던 이야기와 엄마의 온기, 눈빛, 음성은 어른이 된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위해 지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동화책이 나왔다. 치유동화책, ‘엄마가 지은 이야기 세상, 어미새’는 여주 수어린이집 6명의 어머니들이 각자의 아이를 위해 쓴 동화책으로, 그 보육과정에서 자신들의 감정과 경험을 담아냈다.
어머니들은 지난 6월부터 매주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에세이스트 정지연 작가(‘책방에 모여 글쓰기를 시작했다’ 저자)의 지도 아래 치유동화를 작성하는 과정을 통해 깊은 유대감을 형성했다. 이들은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나의 불편한 부분을 발견하는 시간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치유동화책 ‘어미새’ 출간은 여주시 평생교육과 ‘2024 평생학습동아리 발굴·지원 공모사업’에 모온동아리(대표·오인정)가 ‘마음에 힘을 주는 치유동화 만들기와 들려주기’가 선정되면서 수어린이집 어머니들과 시작했다.
모온(MOON)은 ‘모두 모여서 온기를 나누자’는 뜻을 지니고 있다. 모온 동아리는 처음에는 교사들 간의 교육을 목적으로 시작됐으나 점차 학부모와의 소통을 통해 아이들의 발달과 양육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어미새는 총 24페이지로 이수진 원장과 오인정 대표의 서문과 머리말인 ‘들어가며’로 시작해 ‘대장이 되고 싶은 꼬마사자’(규영엄마 박예지), ‘아기자동차 두두의 모험’(율건엄마 이민경), ‘아기토끼 티니’(로아엄마 이주현), ‘나팔뿔 공룡 파라’(유진엄마 조성아), ‘토끼의 소원’(하엘엄마 조윤미), ‘반딧불 돌고래’(우진엄마 홍은영) 이야기와 마지막에 어미새 엄마들의 소감을 실었다.
오인정 대표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가 건강해야 한다’는 신념 아래, 어머니들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어머니들은 6주간의 교육을 통해 자연을 관찰하고, 아이와의 소통을 통해 상상력을 키우는 과정을 거쳤다. 이들은 “상상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아이의 혼란과 두려움, 기쁨과 황홀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교육을 마친 뒤에도 매주 모임을 갖고 치유동화책 출판 기획을 하면서 엄마와 아이들 모두에게 치유의 시간이 됐다고 강조했다.
우진이 엄마 홍은영씨는 “어미새 수업은 아이를 위한 동화 모임이었지만 제 자신을 마주하는 귀한 시간이 됐고, 같은 고민을 하는 엄마들과의 소통을 통해 진정한 치유가 시작됐다”고 말했고 규영이 엄마 박예지씨는 “이야기를 쓰기 위해 일상을 돌아보며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고 나와 아이를 마주하게 됐고, 결국 나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시간이 됐다”고 전했다.
유진이 엄마 조성아씨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자연의 맥박을 관찰하며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경험을 통해 아이를 더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혔고, 율건이 엄마 이민경씨는 “육아의 반복 속에서 본연의 내가 사라지는 듯 했지만 치유동화쓰기 수업을 통해 나의 어린 기억을 떠올리고 아이와의 소통을 통해 나 자신을 찾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모온동아리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연계해 치유 동화를 활용한 교육방법이 지역사회에 도입되길 바라며 문화예술교육단체인 사회적협동조합 ‘만나다’를 설립해 기관-아이-부모-지역사회가 함께 호흡하며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