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1인당 3억대 네번째로 많아

작년시즌 고액 연봉자 계약 증가
전력보강 이범수·요니치 영입뿐
지역축구계 "적재적소 예산 투입"


강등이 확정된 인천 유나이티드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2024 37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전하나시티즌 경기에서 2-1로 패하며 2부 리그로 강등이 확정된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인천 축구팬들이 충격에 빠졌다. '시·도민 구단 원조' 인천 유나이티드가 지난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37라운드 대전 하나시티즌과 경기에서 1-2로 패하며 시즌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최하위(12위)를 확정했다. K리그1 최하위는 K리그2(2부)로 자동 강등된다.

2003년 창단한 인천은 시·도민 구단 중 2부 리그를 경험하지 않은 유일한 팀이었다. 창단 20주년을 맞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한 인천은 비록 조별리그를 넘어서진 못했지만, 일본 J리그 강호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등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하지만 인천 구단은 올 시즌 중반 이후 급격히 부진에 빠졌다. 감독 교체로 승부수를 띄웠으나, 반등에 실패하며 내년 시즌은 2부에서 맞이하게 됐다.

인천의 강등이 충격적인 건 K리그 시·도민 구단 중 선수단에 가장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2023년 K리그 연봉 지출 자료'에 따르면 인천은 2023년에 선수들 연봉(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더한 실지급액 기준)으로 118억9천300만원을 썼다.

K리그1 12개 팀 중 5위지만 시·도민 구단 중에선 1위였다. 인천 선수 1인당 평균 연봉은 3억1천900만원으로 네 번째로 많았다. 시·도민 구단 중에선 유일하게 3억원을 넘겼다.

인천의 외국인 선수 연봉 총액은 51억500만원으로 4위였으며, 외국인 선수 평균 연봉은 11억3천400만원으로 12개 구단 중 1위에 자리했다.

 

강등당한 인천유나이티드
인천 유나이티드가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2024 37라운드 경기에서 대전 하나시티즌에 1-2로 패하며 2부 리그가 확정되었다. 인천유나이티드의 강등이 확정된 후 낙담하고 있는 팬들을 찾은 선수들이 내년 좋은 성적을 약속하는 인사를 하고 있다. 2024.11.10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이같이 지난 시즌부터 고액 연봉자와 계약이 늘면서 올 시즌 인천의 전력 보강은 골키퍼 이범수와 수비수 요니치 영입에 그쳤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도 인천은 거의 손을 쓰지 못했다. 반면 잔류 경쟁자들이었던 대전과 대구FC, 전북 현대 등은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영입했다. 별다른 전력 보강 없이 후반기를 맞은 인천은 최영근 감독의 경험 부족까지 맞물려 결국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인천 구단에 따르면 선수 연봉 지출 면에서 올 시즌도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리그 중상위권 비용으로 최하위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구단 고위층의 판단 착오가 이 같은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민 세금이 상당 부분 투입되는 시민구단 인천 선수단의 최근 연봉이 과하다는 시선도 지역 축구계에 팽배하다. 인천 한 축구인은 "시민구단의 투자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지만, 그에 따른 결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책임 소재와 함께 잘못된 부분을 찾고 수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면서 "더욱 살뜰히 적재적소에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주인 유정복 인천시장은 11일 '창단 첫 2부 강등' 관련 입장문을 내고 공식 사과했다. 유 시장은 "구단주로서 구단 현실을 철저히 진단하고 분석해 혁신적 변화와 쇄신을 통해 새로운 구단으로 거듭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인천시는 태스크포스(TF)팀 구성 등 인천 구단의 변화와 혁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 인천 구단이 K리그1으로 승격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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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