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돌아왔으면… 후회 '막심'할 뻔


복귀전 21점 '양팀 최다' 주포 공백 메워
공격 시너지도 "몸상태 75% 기량 회복중"


1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의 경기에서 공격 성공 후 대한항공의 막심이 환호하고 있다. 2024.11.13 /KOVO 제공
1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의 경기에서 공격 성공 후 대한항공의 막심이 환호하고 있다. 2024.11.13 /KOVO 제공
남자 프로배구 인천 대한항공의 막심 지가로프(등록명 막심·러시아)가 팀 합류 첫 경기에서 막강 화력을 뽐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어깨 관절 회전근 파열로 6~8주 이탈이 예상되는 요스바니를 대신해 막심을 '일시 교체 외국인 선수'로 최근 영입했다.(11월 13일자 16면 보도)

막심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무라드 칸 대신 대한항공에 합류했으며, 챔프전 3경기에서 52점을 올리며 대한항공의 통합 4연패 달성에 기여한 바 있다. 그로 인해 대한항공은 막심이 적응 기간 없이 팀에 녹아들 것으로 기대했고, 막심은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대한항공은 1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첫 경기에서 의정부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1로 제압했다.

KB손해보험은 '주포' 비예나가 건재한 상황에서 지난달 사회복무요원 소집해제로 나경복이 팀에 합류했으며,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던 아시아쿼터 선수인 스테이플즈가 복귀했다. 1라운드 초·중반 부진했던 KB손해보험은 이들의 복귀 후 개막 이후 무패 행진 중이던 수원 한국전력을 3-0으로 완파하고 2라운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대한항공은 이날 경기에서 KB손해보험에게 2세트를 내주긴 했지만, 큰 위기 없이 승점 3을 추가했다. 이로써 승점 14를 만든 대한항공은 상위권에서 선두 싸움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그 중심에 막심이 있었다. 막심은 양 팀 최다인 21점(공격성공률 48.65%·블로킹 3개)을 올리며 V리그 복귀를 자축했다. 특히 막심은 1세트에서만 10득점을 올리며 팀이 기선을 제압하는 데 기여했다. 막심이 중심을 잡자 정지석(15점)과 김민재(11점), 정한용(10점)의 공격도 시너지 효과를 냈다.

통합 5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은 올 시즌 1라운드부터 선수들의 부상으로 발목이 잡혔다. 토종 공격수 정지석이 정강이 부분 피로골절 여파로 주 포지션인 아웃사이드 히터가 아닌 리베로로 시즌을 시작했고, 코보컵 대회에서 활약했던 아웃사이드 히터 이준도 훈련 도중 발목을 다쳐 이탈했다. 베테랑 미들 블로커 김규민도 발목 부상으로 빠졌고, 요스바니가 6∼8주 결장 진단을 받은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막심의 활약은 팀에 큰 활력소로 작용했다.

막심은 경기 후 "한국에 다시 오게 돼 흥분됐다"면서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대한항공이어서 좋았고, 감독과 코치, 팀원들도 좋은 사람들"이라고 합류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그는 "완벽히 시차 적응을 한 상태는 아니다"라며 "지금 몸 상태는 75% 정도이고, 준비되어 있는 내 기술과 함께 몸도 금방 끌어올릴 것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