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빔 ‘골목출동수리팀 Up Road’
생활 환경 개선시키며 공공 디자인 확보

구도심 골목 안 삶의 공간에서 예술가들이 쓰레기를 치우고 텃밭·화단을 꾸미거나 평상을 만들어 준다면, 그것도 예술이라 부를 수 있을까. 스페이스 빔이 주최·주관한 2024년 배다리 공공예술 프로젝트 ‘골목출동수리팀 Up Road’의 실험을 본다면 그것도 예술이라 부를 수 있겠다.
스페이스 빔은 지난 15일 오후 인천 동구 배다리 인천문화양조장 2층 발효실에서 열린 골목출동수리팀 결과보고회를 개최해 그동안 활동을 소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스페이스 빔 민운기 대표가 예술감독(기획·총진행)을 맡았고, 사진작가 김준성, 조각가 김회준, 목공작가 백현일과 이대원이 골목출동수리팀원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동구 배다리(금창동) 일대에서 사전 답사와 주민 요청 등을 바탕으로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철로변 육교 밑, 쇠뿔센터 옆 담장, 한전시설 뒤 쪽, 모 빌라 담장 근처 등 사각지대에 수년 동안 쌓였던 쓰레기를 치우고 해당 장소를 정비했다.
수년 동안 방치돼 허물어진 화단과 텃밭을 고치기도 했고, 텃밭에 쓸 물을 저장하는 ‘빗물 저금통’을 제작해 설치해줬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다니는 집 앞이나 골목길에 경사로 발판을 제작해 설치하기도 했다. 목공, 조각 등의 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손재주가 실용성에 디자인까지 더했다.
예술가들의 마을 골목 수리가 공공예술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민운기 대표는 “예술은 실용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지만, 최근에는 예술과 생활이 결합되는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며 “예술의 형식을 띠면서 전혀 공공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는 반면 기존 예술 형식과는 다르지만, 공공성을 확보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는 그 자체가 공공 디자인적 요소와 결합했다”며 “주민들의 생활 환경이 개선됨으로써 유용성·안전성·쾌적성·친환경성이 증가하고, 그 결과 마을 살이에 대한 애착도와 만족도가 높아지고, 공동체성이 회복돼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공공예술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