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 취소 규탄’ 집회 2만5천명 집결

 

관련 도민청원 4만명… 거센 반발

코로나 시절 李 전 도지사와 갈등

가평 찾아 총회장 직접 검체 채취

지난 15일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앞 공터에서 신천지예수교회 신도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지난달 경기도의 신천지 행사 대관 승인 취소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1.15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지난 15일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앞 공터에서 신천지예수교회 신도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지난달 경기도의 신천지 행사 대관 승인 취소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1.15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지난 15일 신천지예수교회가 경기도청사 신청사 앞에서 이전 개청 이후 가장 큰 규모(경찰 추산 2만5천명)의 집회를 열었다. 경기도가 파주에서 열리는 신천지 측의 행사를 취소한 것을 항의하는 의미에서였다. 파주 대관 취소에 대한 도민청원도 이날 정오 기준 4만명을 넘길 정도로 반발이 거셌는데 경기도와 신천지 측의 악연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로 시작된 경기도와의 갈등

경기도와 신천지예수교회가 부딪친 건 지난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가평 신천지 시설을 직접 찾아간 것이 상징적인 장면으로 회자된다.

2020년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신천지 모임을 통해 다수 확진자가 발생하자 경기도지사가 신천지 시설을 직접 찾아갈 정도로 적극 방역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만희 신천지교회 총회장은 2020년 3월 2일 가평군 청평면 소재 신천지 시설(연수원) 앞에 나와 국민과 정부에 두 차례 큰 절을 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한 사과 의사를 밝혔다.

이 총회장의 사과로 일단락되는가 싶었던 상황은 이날 오후 이 전 도지사의 행동으로 급변한다. 신천지 측 오전 기자회견에서 이 총회장이 가평 소재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음성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지만 이 전 도지사는 “검체를 채취해 직접 확인하겠다”며 같은 날 오후 7시 수원 도청에서 가평으로 향했다. 직접 검체 채취에 나선 이 전 도지사의 행동은 언론을 통해 생중계됐고, 경기도가 코로나19에 강경 대응한 장면으로 각인됐다.

앞서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2월 신천지 과천본부에서 대규모 모임이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경기도는 과천본부에 대한 강제 진입-방역과 신천지 종교시설들의 위치를 공개하며 전수 방역에 나서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 때문에 세간의 주목이 신천지 종교시설로 쏠리며 한동안 오프라인 종교활동이 이뤄지지 않을 정도였다.

■이재명 이어 김동연과도 이어진 악연

서로에 고운 감정을 가졌을 리 없는 경기도와 신천지는 지난달 29일 파주 임진각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종교지도자 포럼 및 수료식’ 대관 승인 취소건으로 다시 맞붙게 됐다.

대관을 취소한 경기관광공사는 남북자가족모임의 대북전단 공개살포 행사 때문에 안보 위협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던 만큼 대관 취소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지만 신천지 측은 크게 반발한다. 이미 지난달 16일 파주시를 비롯한 연천군·김포시 등 접경지역이 대북전단 살포를 막기 위한 위험구역으로 설정됐다는게 경기도 측의 입장이다.

그럼에도 신천지는 대규모 집회와 4만명 이상이 동의한 도민청원을 통해 처분 과정 공개,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전임 도지사를 넘어 현 도지사까지 신천지 측과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민 청원 답변 기준(1만명)을 넘긴만큼, 이런 상황에 대한 대답은 김동연 경기도지사로부터 30일 이내 받을 수 있다.

신천지측의 피해보상 요구와 관련 지난 15일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감에 출석한 경기관광공사 조원용 사장은 질의 답변을 통해 “해외에서 (참가자들이) 오고 이런 부분은 확인이 불가능한 얘기다. 현지에 갔더니 화장실하고, 천막이 쳐져 있었다. 이에 실비 같은 부분은 고려하고 있고, 양쪽 변호사들이 나중에 문제가 되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천지 측은 다음달까지 수원 경기도청과 경기관광공사 앞에서 시위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신지영·고건·이영지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