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보랴, 전화하랴… 버거운 ‘2인 구급차’
인구 급증 맞춰 구급 수요 늘렸지만
인력은 따라가지 못해 문제 발생
“현장인력 재배치… 정부에 요청”
경기도민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119 구급대에 적신호가 켜졌다. 경기도 내 119 구급차 중 3인 운영 비율이 전국 평균치와 비교했을 때 턱없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도내 구급대원이 ‘극한직업’ 환경에 내몰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도내 구급차 3인 탑승률은 52.7%로, 전체 구급차 258대 중 136대에만 3명의 구급대원이 출동 중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기준 전국 119 구급차의 경우 1천342대 중 1천178대(87.8%)가 3인 탑승을 유지하고 있는데, 도내 구급차의 3인 탑승률은 전국 최저 수준으로 수치상으로도 전국 평균치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도내 119 구급차 3인 탑승률이 감소세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지난 2022년 60.6%(254대 중 154대)에서 지난해 68.9%(257대 중 177대)로 상승했지만, 올해 들어 52.7%(258대 중 136대)로 수직하락했다. 지난해 대비 40대 이상의 구급차가 3인 탑승에서 2인 탑승으로 줄어든 셈이다. → 표 참조
이 같은 현상은 도내 인구 급증으로 인해 구급 수요는 늘고 있는 반면 소방 구급 인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기도는 신도시 개발 등으로 꾸준히 인구 유입이 이어져 왔다. 지난 2020년 1천342만여명에서 지속적으로 인구가 늘어 지난 6월 기준 1천366만여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구급 수요도 동반 상승했다. 소방청 통계연보 상의 경기도 전체 구급대는 지난 2020년 67만5천950건 출동에 42만3천676건의 이송을 담당했지만, 지난해에는 84만6천565건의 출동과 47만6천444건의 이송을 기록하며 출동·이송 건수 모두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도소방재난본부는 신도시 등에 신규 119안전센터를 열고 구급차도 증차하는 등 인프라 확충에 나섰으나, 이에 걸맞은 구급대원 인력 충원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현 정부의 공무원 정원 동결 정책으로 인해 소방공무원 채용이 난항을 겪으며 오히려 구급차 3인 탑승률은 더 떨어지게 됐다. 문제 해결을 위해 도소방재난본부는 계약직 구급대원을 채용하며 대응에 나서고는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경기도는 인구 증가로 다른 광역지자체에 비해 구급 수요도, 출동 건수도 많다. 업무 하중이 떨어지는 구급대의 경우 불가피하게 2인으로 줄여서 운영하고 있는데 사실 다들 힘든 상황”이라며 “경기도 소방 조직은 커지고 있지만 공무원 임용은 다른 지자체와 동일한 상황인데,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소방공무원 임용 체계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소방청 관계자는 “지역 사정에 따라 업무 강도나 출동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현장 인력을 재배치 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구급차 2인 탑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인력 증원을 추진할 것이고, 관련 예산을 확보해 인력을 늘릴 수 있도록 정부에 더 요청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