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복지위, 사실상 보이콧 선언
중재 진전 없으면 의장 직권상정
시의회 여야 갈등의 골 깊어질 듯

부천시가 예고한 내년도 조직개편에 ‘빨간 불’이 켜졌다.
조직개편안을 심의할 부천시의회 상임위원회가 이를 논의테이블에 올리지 않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조례안의 본회의 상정과 의결과정 전반에서 여야 간 마찰이 불가피해지면서 시의회의 갈등과 반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내달 20일까지 열리는 제280회 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는 총 37건의 조례안이 상정돼 상임위별 심의가 이어진다.
이 가운데 행정복지위원회에선 집행부가 내년도 조직개편을 골자로 제출한 ‘행정기구 설치 조례안’, ‘지방공무원 정원 조례안’, ‘사무위임 조례안’ 등 3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가 마련한 조직개편안은 기존 사업소를 폐지해 모든 행정기구를 ‘국’ 체제로 바꾸고, 효율적인 사무 분장을 위해 ‘경제환경국’을 신설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같은 조직개편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선 해당 조례안이 이번 회기에서 의결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행정복지위가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한 셈이다.
시의회의 권력 구조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총 27석 중 14석)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행정복지위는 국민의힘 4명, 민주당 3명, 진보당 1명으로 구성돼 있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조직개편안에 대한 상정 거부 입장이 나오는 가운데 진보당 이종문 의원마저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상임위 상정이 적잖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시는 여성가족과 폐지 행정조직 개편안을 철회하라”고 공개 입장을 낸 바 있다.
국민의힘 곽내경 행정복지위원장 역시 전화통화에서 “민선 8기 이후 벌써 3번째 대규모 조직개편을 하는 것”이라며 “잦은 조직개편과 본청 조직 비대화는 물론 상임위 배분 문제 등 조직개편의 원칙과 기준이 흔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동의할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에선 ‘시의회 의장의 본회의 직권 상정 및 다수당 표결’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전체 의석(27명) 중 민주당(14명)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힘의 논리가 재차 등장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만, 일각에선 의장 직권상정이 몰고 올 후폭풍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상임위 논의 시점인 내달 2일 전까지 의장 차원의 중재가 이어지고도 진전이 없으면 결국 직권상정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경우 지난해부터 불거진 여야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