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어르신은 인생 경험자… 공생 사회 고민해야”
보호·돌봄 대상으로만 생각 안 해
잠재력 높이 평가, 교류 등 노력도
“치매 환자는 인생의 경험자입니다. 경험자라는 것은 우리보다 더 많은 일을 앞서 겪은 선배라는 의미입니다.”
일본 후쿠오카시 복지국 휴머니튜드 추진부장 가사이 코이치(Kasai Koichi·53)는 “치매 환자가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가사이 부장은 지난달 22일 치매프렌들리센터에서 경인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후쿠오카시는 치매 환자를 보호해야 할 돌봄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이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사회적 역할을 부여하면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가사이 부장은 치매 환자와 공생하는 사회를 조성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공공이 치매 환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교류의 장을 만드는 게 첫 번째”라며 “후쿠오카시는 가장 먼저 치매 환자를 인간적으로 대하는 돌봄 방식인 휴머니튜드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후쿠오카시의 휴머니튜드 교육은 2018년 10명의 강사로 시작됐다. 현재는 53명의 강사가 거점별로 활동하면서 공공·민간기관 가리지 않고 정기적으로 강의하고 있다. 교육 대상자는 아동부터 치매 판정을 받지 않은 노인까지 다양하다. 치매 환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편견을 해소하고 이들을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인식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가사이 부장은 “치매 환자가 많이 이용하는 장소로 구급차나 병원 응급실이 있는데, 구급대원과 의료진은 환자의 행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며 “많은 시민이 치매 환자의 성향과 행동 특성 등을 이해하게 되면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매 환자와 지역사회가 교류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인생의 선배인 치매 환자들의 경험을 살려 사회가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위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일본 후쿠오카/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