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안게임 폐막 사흘을 앞둔 11일 한국은 당초 목표인 금메달 80개 초과 달성을 향해 막바지 스퍼트에 나선다.

한국은 '텃밭' 태권도에서 4개의 금메달 싹쓸이를 노리고 여자 하키 결승에서 중국과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여자하키는 예선에서 중국에 0-2로 완패했던 것을 설욕하면서 금메달을 딴다는 각오다.

한국은 전날인 10일 육상과 양궁에서 자존심을 곧추 세웠지만 남자축구는 이란에 승부차기 끝에 패해 16년만의 정상 탈환이 좌절됐다.

이날 한국은 양궁과 태권도, 육상, 승마, 사이클에서 금메달 7개를 따내 육상과 사이클에서 금메달 1개씩을 보탠 일본과의 간격을 더욱 벌렸다. 10일 현재 메달 레이스에서 중국이 금 127, 은 66, 동 55개로 선두를 독주한 가운데 한국은 금 67, 은 64, 동 71개를 획득해 3위 일본(금 39, 은 64, 동 57)의 추격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중동세와 인도의 돌풍이 거센 육상에서는 아시아 높이뛰기의 지존 이진택(대구시청)이 오랜 부진을 딛고 98년 방콕대회에 이어 2연패에 성공, 여자 창던지기의 이영선(정선군청)에 이어 한국육상에 2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높이뛰기에서 이진택은 자신의 한국기록(2m34)보다 11㎝ 낮은 2m23을 유일하게 통과, 2m19에 그친 김태회(정선군청) 등을 싱겁게 제쳤다.

양궁장에서는 한국이 남녀 단체전에서 나란히 금메달 과녁을 뚫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했다.

남녀 개인전에서 '노골드'에 그쳐 충격을 던졌던 한국은 남자 단체 결승에 출전한 임동현(충북체고), 김석관(예천군청), 한승훈(INI스틸)이 대만을 245-239로 여유있게 따돌려 82년 뉴델리대회 이후 6회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또 윤미진(경희대), 김문정(한체대), 박성현(전북도청)이 나선 여자단체 결승에서도 역시 대만을 246-220으로 꺾어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했다.

반면 태권도는 첫날 4체급에서 금메달 2개로 '반타작'에 그쳐 종주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냈다.

남자 핀급의 박희철(에스원)과 여자 라이트급의 김연지가 예상대로 금메달을 따 기대에 부응했지만 남자 라이트급 이재신(이상 한체대)과 여자 핀급의 강지현(경희대)은 각각 이란과 대만의 강호에게 덜미를 잡혀 은, 동메달에 그쳤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세계선수권을 제패한 김연지는 결승에서 중국의 리우린을 맞아 주특기인 뒷차기를 잇따라 작렬시키며 10-6으로 낙승했다.

이에 앞서 이날 한국선수단의 첫 금메달 소식은 낙동강 끝자락에 위치한 승마경기장에서 들려왔다.

마장마술 개인전 결선에 출전한 대표팀 막내 최준상(남양알로에)은 총점 1천307점을 기록해 맏형 서정균(1천237점.울산승마회)과 일본의 히토미 나오키(1천236점)를 따돌리고 단체전 우승을 포함, 2관왕이 됐다.

이로써 한국은 마장마술 단체 및 개인전을 2회 연속 제패했다.

사이클에서는 5번째 금메달이 나왔다.

산악 자전거의 간판 정형래(경륜사이클팀)는 남자 다운힐에서 3분54초330을 기록, 일본의 쓰카모토 다카시(3분54초800)를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하키는 8년만의 정상 복귀에 한 걸음 다가섰다.

한국은 전종하(성남시청)와 여운곤(김해시청)의 연속골에 힘입어 복병 말레이시아를 2-0으로 제압, 파키스탄을 4-3으로 누른 인도와 금메달을 다투게 됐다.

서낙동강에서 열린 카누에선 한국최고기록 2개를 수립하며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남성호(대구동구청)는 남자 카약 1인승(K-1) 1000m 은메달에 이어 정광수(부여군청)와 짝을 이룬 2인승(K-2) 1000m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한편 남자 축구는 이란과의 4강전에서 시종 주도권을 쥐고도 골결정력 부족으로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이영표(안양)가 실축하며 3-5로 아깝게 져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일본은 태국을 3-0으로 완파해 이란과 패권을 놓고 격돌하고 한국은 13일 오후 4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3.4위전을 치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