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고령화시계… “환자 인간다움 우선하는 돌봄기법을”
市, 휴머니튜드 세계 첫 공공기관 도입
의사·간호사·요양보호사 등 교육 필수
뇌건강학교서 일자리 얻거나 학습
친화 영화관·안심약국 등 특화사업
인천시는 치매와 공생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공공의료 현장에 가장 먼저 치매 환자의 인간다움을 중시하는 돌봄 기법을 적용했다. 지역사회의 치매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치매 환자의 자립을 지원하고 가족·시민이 자유롭게 치매 관련 교육·소통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시는 2020년 군·구 보건소 치매안심센터를 시작으로 구립치매전담형 주간보호센터, 제1·2시립노인치매요양병원, 인천시립요양원 등 공공 의료시설에 ‘휴머니튜드’(Humanitude·인간과 태도의 합성어) 돌봄 기법을 도입했다. 내후년 문을 여는 치매전담 시립요양원 등 지속적으로 늘어날 공공 의료시설에도 치매 환자를 대할 때 휴머니튜드를 최우선으로 적용한다. 휴머니튜드는 프랑스, 일본, 벨기에, 캐나다 등 여러 국가의 민간 의료시설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인천시처럼 공공기관에서 도입한 것은 세계 최초다.
휴머니튜드가 도입된 공공 의료시설은 의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등 돌봄 제공자가 정기적으로 관련 교육을 수료하고 실습해야 한다. 현재까지 인천 공공 의료시설 돌봄 제공자 약 600명 중 30%(172명)가 환자의 인간다움을 존중하는 돌봄 교육을 받았다. 인천시는 전체 돌봄 제공자가 휴머니튜드 교육을 수료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치매 환자가 사회에서 고립되는 것을 막기 위한 교육부터 일자리, 문화 생활 등을 지원하는 특화 기관을 운영한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 모임도 지원하고 있다.
인천시는 치매 환자와 그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뇌 건강 시설로 인천시광역치매센터 두뇌톡톡 뇌건강학교를 설립했다. 환자는 뇌건강학교에서 일자리를 얻거나, 원하는 학습 프로그램을 수강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주민들도 인지 기능 향상에 좋은 퍼즐 맞추기 등 게임을 즐기거나 회의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환자 가족들은 돌봄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간병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털어놓는 모임을 가진다. 이곳에서 10여년째 운영되고 있는 인천 치매 환자 가족 연합 자조 모임 ‘물망초’는 지난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대담집 ‘치매 때문에, 치매 덕분에’를 출간했다.
치매 친화 영화관 ‘가치함께 시네마’는 전국 처음으로 인천에 문을 열었다. 시민에게 치매에 대한 인식 전환 기회를 제공하고 영화관 접근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문화 혜택을 주기 위해 설립됐다. 인천시는 또 치매 환자 비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치매안심약국’을 운영하고 ‘치매안심마을 조성’ ‘치매 증상별 맞춤형 사례 관리’ ‘환자 일자리 확대’ ‘쉼터 제공’ 등 특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인천시 조상열(58) 건강증진과장은 “내년부터는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 의료시설로도 휴머니튜드 돌봄을 확대하기 위해 교육 등을 지원하려고 한다”며 “노인 인구가 집중된 지역 중심으로 치매 관련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초로기(初老期)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대비해 더욱 세밀한 맞춤형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해 기준 최근 5년간 인천지역 60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3만7천명(2019년)에서 4만8천명(2023년)으로 1만1천명(30%) 증가했다.
※위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