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4·16 생명안전공원의 조성사업 착공(9월11일자 9면 보도) 예정일이었던 11월29일이 5일 지났지만 첫삽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3일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내 4·16 생명안전공원이 들어설 부지에는 지난 폭설로 눈만 쌓여있는 상태다.
안산시는 지난달 20일 단원구청 단원홀에서 4·16 생명안전공원 조성사업에 대한 시민설명회를 열고 같은 달 29일 착공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폭설 때문인지 공사 준비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면 사업 부지 인근 대로변에는 4·16 생명안전공원에 대한 반대 시위가 한창이다. 이들은 “화랑유원지는 우리나라를 지키다 숨져간 호국영령들의 성지”라며 강도 높은 집단행동도 예고했다.
4·16 생명안전공원 조성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찬반으로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당시 시민설명회에서도 찬반의 목소리는 고성이 오가며 부합되지 않았다.
이민근 시장도 시민설명회에서 “11월29일 착공 예정인 이 사업은 국가정책 사업으로 추모의 공간을 넘어 생명존중을 알리는 명품공원으로 조성할 것”이라며 “건립과 관련된 행정절차는 이미 끝났고 시장은 이를 집행해야 하는 자리”라고 시민 의견 조율의 고충을 드러냈다.
시민들의 엇갈린 반응에 착공식도 열릴 지는 미정이다. 보통 시가 주관하는 시설의 조성사업은 착공을 기념한 행사가 열리지만 시는 아직 계획과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호국국가유공자공적비가 위치한 화랑유원지는 6·25 전쟁 중 군에서 복무하다가 부상을 입고 제대한 병사들이 자활원을 만들어 ‘화랑농장’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에 유래한다. 이 곳 한 쪽에 509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추모공간(봉안시설)·전시관·시민편의공간 등이 오는 2026년 12월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11월29일로 잡혔던 착공 예정일은 계약서에 적시된 날짜로 펜스 설치 등 준비를 위해서는 시간이 다소 든다”면서 “착공 기념식에 대한 계획도 아직 없다”고 말했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