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믿고 우타 세상 향해 ‘백스윙’

 

KLPGA 정회원 유일 왼손잡이… 장비·연습장 적지만 ‘자부심’

美 Q스쿨 ‘쓴맛’ 1부 시드 한끗차 “밥먹는 시간 빼고 연습 투자”

왼손잡이 프로골퍼 박정은씨는 “아쉬움을 딛고 더 노력해 멋진 왼손잡이 골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2024.12.2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왼손잡이 프로골퍼 박정은씨는 “아쉬움을 딛고 더 노력해 멋진 왼손잡이 골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2024.12.2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프로골프에서 왼손잡이는 흔치 않다. 왼손잡이여도 오른손으로 바꿔 골프를 시작하곤 한다. 골프 연습장을 가도 좌타석이 적어 훈련에 애를 먹는다.

박정은(19)은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고등학생 때인 지난해 한국여자골프협회 정회원(프로)이 됐다. 그는 처음 골프채를 잡은 8살 무렵부터 왼손을 썼다. 골프 선생님이기도 한 아버지를 따라 골프 연습장에 놀러 갔던 경험이 지금의 박정은을 만들었다. 이제는 대회에 나가면 보기 드문 왼손잡이 골퍼에 갤러리들의 시선이 집중되곤 한다.

박정은은 “국내 정회원 중에는 왼손잡이 골퍼가 없다고 들었다”며 “왼손잡이용 장비와 연습장이 적어 힘들긴 했지만, 지금은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 심곡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박정은은 인근 드림파크 골프장에서 연습하며 프로의 꿈을 키웠다. 그러던 지난해 여름 점프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협회 정회원이 됐다.

이후 박정은은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여러 대회에 참가하며 기량을 가다듬었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만만치 않았다. 정회원이 되자마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Q스쿨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쓴맛을 봤다. 올해는 드림투어(2부)를 뛰었지만, 한 끗 차이로 1부 시드권을 따내지 못했다.

아쉬워할 시간이 없었다. 그는 차가운 겨울바람이 부는 요즘에도 인천 청라국제도시 한 골프장에 나가 아침부터 연습을 하고 있다. 박정은은 “밥 먹는 시간 빼고 대부분을 연습에 투자하고 있다”며 “겨울에 전지훈련 등을 통해 최대한 역량을 끌어올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박정은의 곁에는 항상 아버지가 동행한다. 골프 스승인 아버지는 박정은이 지난해 전국을 돌며 투어를 진행했을 때도 항상 함께했다. 박정은은 “예전엔 안 그랬는데 최근에는 (아빠와) 싸우기도 하고, 의견이 안 맞을 때도 있다”면서도 “항상 묵묵히 지켜봐주고 응원해주는 것에 보답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끝으로 그는 “내년에는 1부 시드권을 목표로 국내 투어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최종 목표인 미국 진출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인천시민들도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