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봉준호. /연합뉴스
영화감독 봉준호. /연합뉴스

영화·예술계 시국선언, 대통령 탄핵 촉구 목소리 확산

봉준호·변영주·문소리 등 영화인 2천518명 긴급성명

출판계도 동참… 윤석열 대통령 즉각 사퇴 요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표결을 앞둔 가운데, 문화·예술계에서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시국선언이 터져 나오고 있다.

7일 영화계 77개 단체, 2천여 명은 긴급성명과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진행한 연명을 발표했다. 영화감독·배우를 비롯해 제작자들이 참여했으며, 영화감독 변영주·봉준호·장준환·정지영·임대형, 배우 문소리·양익준·조현철 등 2천518명이 연대 서명했다.

이들은 “인문학적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무리 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해도 망상에 그칠 법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 것”이라며 “마치 정권의 치적인 양 홍보하기 바빴던 한류의 위상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영화인들을 분노케 만드는 것은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계엄사령부 포고령의 3항을 비롯한 국민기본권의 제한이었다”고 개탄했다.

이어 “작금의 혼란한 상황을 극복하고, 추락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제1의 전제조건은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수행을 정지시키는 것이다. 탄핵이 가장 빠른 길이라면 탄핵을 선택해야 할 것이고, 그 이외에 파면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가장 신속한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전날인 6일에는 200여 개 예술단체 5천여 명의 문화예술인이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과 처벌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윤석열 구속 처벌을 촉구하는 예술인 일동’에는 한국민예총, 문화연대, 한국민족미술인협회, 한국작가회의, 영화단체 등이 참석했다.

‘윤석열 구속 처벌을 촉구하는 예술인 일동’은 “여기 ‘21세기 오이디푸스’가 있다. 비극의 원인이 오로지 자신에게 기인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깥에서 찾고자 했던 어리석은 심문관이 바로 그 사람이다. 자신을 제외한 범인 찾기에 골몰하던 윤석열은 마침내 국민 모두를 자신의 적으로 간주하고 2024년 12월 3일, 내란을 획책하여 이를 실행했다”고 입장문의 포문을 열며 탄핵 표결을 촉구했다.

같은 날 출판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일 한국출판인회의가 시국선언을 한 데 이어, 대한출판문화협회도 성명을 발표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 출판인들은 계엄선포 당일의 밤과 다음날 새벽까지 계엄군이 국민의 기본권인 언론과 출판을 통제하겠다는 자막이 TV 화면에 끝없이 반복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사퇴를 통해 우리 사회의 혼란이 빠르게 수습되고, 희망찬 내일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