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미 20㎏ 기준 150포씩 할당

내부 온라인게시판 부정글 다수

市 “구매독려 차원 불이익 없어”

수원시의 한 마트에서 쌀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2024.12.10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수원시의 한 마트에서 쌀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2024.12.10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수원시가 수원 쌀 ‘정다미’ 구매 운동에 동참하자며 공무원들에게 사실상 강매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자 시는 급하게 자율구매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주요 이슈 때마다 공무원이 강제 동원되는 일이 반복되는 현상을 두고 내부 반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10일 시에 따르면 지난 5일 각 부서장이 모인 가운데 쌀 소비 촉진을 위한 판매 협조 논의가 이뤄졌다. 회의에선 부서별 쌀 구매량을 할당했고 일부 부서에는 20㎏ 기준 150포의 할당치가 주어지기도 했다. 판매 가격은 20㎏에 6만9천원으로 책정됐다.

공무원들은 즉각 불만을 쏟아냈다. 30대 공무원 A씨는 “공무원도 적은 봉급을 받는데 농민을 살리자고 봉급을 쪼개 쌀을 구매하는 자체로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내부 온라인 익명게시판도 뜨겁게 달궈졌다. 한 게시글에는 ‘부서에서 할당량을 소화하지 못해 유관기관과 단체를 통해 도와달라고 연락하고 있다’는 내용이 올라왔고, 이 글에는 ‘이럴 거면 영업수당이라도 달라’, ‘이런 것이 젊은 직원들이 사표 쓰는 이유’ 등 부정적 댓글이 상당수 달렸다.

특히 정다미의 경우 다른 품종의 쌀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점과 소량이 아닌 20㎏짜리를 사게 한 점 등도 불만을 키운 요인으로 꼽혔다. 실제 이날 수원의 한 마트에서 판매 중인 20㎏ 쌀은 보통 4만~5만원대였다. 또 다른 공무원 B씨는 “요즘은 1인 가구가 많고 집에서 밥을 해먹는 경우도 거의 드문데 쌀을 20㎏이나 구매해서 언제 다 먹으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내부 반발이 거세지자, 시는 지난 9일 직원들과 관련 기관·단체에 강제 구매 요청을 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시 관계자는 “농민들을 위한 구매 독려 차원에서 홍보를 진행해 달라고 한 게 직원들에게 잘못 전달된 것 같다”며 “오해를 풀고자 공문을 발송했고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이슈 때마다 반복되는 공무원 동원에 대해 여전히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수원특례시체육대회를 앞두고도 공무원 강제 동원령이 떨어져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