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문화재단, 내년 1월 10일 개최
‘관상’ ‘역린’ ‘이재수의 난’ ‘상의원’ 등
소장 유물 관계 영상 속 내용 해석

박물관의 유물과 영화가 만나는 새로운 형태의 영화제가 내년 1월 10일 개최를 앞두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이 선보일 ‘제1회 박물관영화제’는 단순히 박물관에서 영화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 둘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각의 해석과 장르를 만들어 낸다.
이번 영화제는 박물관인이 주체가 되어 만들어간다. 집행위원장은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이 맡았고, 박물관과 영화계 전문가 12인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했다. 경기도박물관 뮤지엄아트홀과 전시장, 야외마당 전체가 영화 상영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GV(Guest Visit) 토크 콘서트이다. 각 영화의 상영 후에 학예사, 감독, 배우, 역사 전문가들과 함께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며 기존의 영화와 유물에 대한 해석을 다채롭게 해볼 수 있다. 개막작인 ‘관상’부터 ‘역린’, ‘이재수의 난’, ‘상의원’, ‘황진이’ 등의 작품이 GV 토크 콘서트가 계획돼 있다.
그중에서 영화 ‘관상’의 경우 경기도박물관의 대표 유물인 ‘송시열 초상’ 등을 통해 영화 속 관상학적 해석에 역사적 맥락을 더한다. 영화의 주인공이 권력자들의 얼굴을 관찰하며 읽어내는 의미를 초상화와 흥미롭게 연결지어 볼 수 있다. 관상을 통한 권력의 상징성이 초상화 속 인물 묘사와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하루 동안 벌어지는 정조의 암살 위협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역린’에서는 정조가 거처하는 편전 어좌 배경에 경기도박물관이 소장한 ‘책가도’가 둘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역린’ GV에서는 장한종의 ‘책가도’와 함께 정조가 추구한 왕권강화책의 일단면을 살핀다. 조선시대 왕실 의복을 관장하는 기관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다룬 영화 ‘상의원’ GV에서는 영화 속 복식과 경기도박물관이 소장한 복식들을 비교하며 당시 민중이 갈망한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영화와 유물이 만나 전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언어를 창출해낼 것”이라며 “영화 속에서 유물은 늘 소재, 장식,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됐는데 이번엔 유물이 주체가 돼 영화를 뒤집어 보는 그런 상상력과 리얼리티 사이의 무수한 언어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물관의 최근 화두가 복합문화공간으로서 기능인 것처럼, 전시장에서도 영화를 이야기하고 영화관에서도 유물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알맹이를 꽉 채워 만들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첫 박물관영화제인 만큼 경기도박물관이 소유한 유물과 관계된 영화들이 주를 이룬다. 섹션은 ‘조선의 시간 속으로: 영화와 유물이 들려주는 이야기’, ‘빛을 향한 기억: 일제 강점기와 광복 80주년의 성찰’, ‘특별 상영: 황진이, 그녀를 살아내다’로 구성돼 있으며, 부대 행사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심포지엄에서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박물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박물관계와 영화계 전문가들이 모여 그 가능성을 탐구하고 콘텐츠를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유인택 경기문화재단 대표는 “경기도의 뮤지엄은 문화 자산이자 관광 자원이고 콘텐츠다. 그런 차원에서 박물관영화제라는 첫 단추를 조심스럽게 채워본다”며 “영화제가 박물관인들의 잔치로 자리 잡게 되면 경기도박물관의 활성화뿐 아니라, 열악한 조건 속의 박물관들을 알리고 묵묵히 일하는 학예사들의 자부심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1회 박물관영화제’는 경기도박물관에서 내년 1월 10일 개막해 3주간 주말인 토요일과 일요일에 진행되며, 역사와 관련한 14편의 다양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