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예방 시스템 정비 나서

 

8년만에 휴대폰앱 전면개선

모조품 이용·폐기도 웹에서 관리

직원들 직접 유튜브·방송 출연도

감시체계 전반 강화 필요성 여전

한국은행이 최근 유명 유튜브 채널과 방송 등에 잇따라 담당 직원을 출연시키며 위조지폐 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홍보하고 나섰다. 한국은행 최다흰 조사역은 지난달 구독자 260여만명의 ‘침착맨’ 유튜브 채널에 출연, 경인일보 보도 내용을 활용해 위조지폐 범죄의 유형 등을 설명했다. /tvN ‘유퀴즈’·유튜브 ‘침착맨’ 캡처
한국은행이 최근 유명 유튜브 채널과 방송 등에 잇따라 담당 직원을 출연시키며 위조지폐 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홍보하고 나섰다. 한국은행 최다흰 조사역은 지난달 구독자 260여만명의 ‘침착맨’ 유튜브 채널에 출연, 경인일보 보도 내용을 활용해 위조지폐 범죄의 유형 등을 설명했다. /tvN ‘유퀴즈’·유튜브 ‘침착맨’ 캡처

서울 도심 복판에서 2억원대 규모의 위조지폐 사기 범죄가 벌어지는 등 통화 위조 문제가 올해 다시금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자, 원화 발권당국인 한국은행이 자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대대적 개선에 나서는 등 위폐 범죄 예방을 위한 시스템 정비에 착수했다.

22일 한은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개발을 목표로 지난 2016년 출시한 스마트폰 앱 ‘알기쉬운 위조지폐 확인법’에 대한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출시 후 전면 개선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우선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게 UI(사용자환경)를 개선하고, 고도화된 위폐 실물사례를 앱에 다양하게 채워 범죄 예방 효과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앱에 외국어 기능을 넣어 원화를 쓰는 외국인들의 접근성도 높일 전망이다. 이를 위해 한은은 지난 20일 공동 개발을 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비롯, 앱 개발업체와 모여 첫 회의를 진행했다.

한은이 최근 홈페이지에 ‘화폐 모조품 이용신청 시스템’ 절차를 마련한 점도 눈에 띈다. 영화 촬영과 행사 등에 쓰이는 모조화폐가 범죄의 빌미로 악용되는 문제를 막기 위해 그동안 수기로 받아 접수했던 것을 시스템화해 관리하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이 절차에 따라 사용이 끝난 모조화폐는 한은 또는 지정된 장소에서 한은 담당자가 보는 가운데 전량 폐기해야 한다.

한은 직원들이 유명 유튜브 채널이나 방송 등에 직접 출연해 위폐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것도 과거와 달라진 부분이다. 최다흰 한국은행 조사역은 지난 11월 구독자 260여만명의 ‘침착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데 이어,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진폐와 위폐 구분법 등을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기존 특정 채널에 외주화하던 홍보 방식을 탈피, 당국 담당자들이 직접 위폐 범죄 현황과 위험성을 알리는 방식으로 변화한 것이다.

다만 한은의 이 같은 대응책도 위폐의 대량 생산과 음지 유통채널로의 확산 등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 11일 한은이 한국조폐공사,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함께 개최한 위폐 방지 실무위원회 하반기 정기회의에서는 위폐 유통에 대한 관계당국 차원의 전반적 감시 체계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은 관계자는 “앱 개발뿐 아니라 매체 광고, 유튜브 크리에이터 협업, 관련 공모전 등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화폐도안 이용기준을 지키지 않는 업체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고, 전통시장과 같은 범죄 취약지 현장 점검을 비롯해 불법 지폐를 유통하는 온라인 업체 단속 등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