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김정택 단장 32인 새구상 지시

현시점 계약 불발시 1년 강제 휴식

서포터스 “기존 선수단 구성” 촉구

안산 팬들이 구단에 보낸 근조화환. /안산 서포터스 소모임 ‘오늘보다나은내일’ 제공
안산 팬들이 구단에 보낸 근조화환. /안산 서포터스 소모임 ‘오늘보다나은내일’ 제공

프로축구 K리그2(2부) 안산 그리너스FC가 신임 단장 체제 후 내홍에 휩싸였다.

23일 지역 축구계에 따르면 안산은 신인 선수 발굴 및 구단 안정화를 위해 선수들을 발탁했다. 특히 안산은 올해 35명의 선수 가운데 31명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어서 선수들과의 계약을 우선적으로 진행했다.

또 안산은 2025시즌 K리그2가 지난해보다 1개팀(화성FC)이 늘어나고, 개막도 2월22∼23일에 일찍 열려 선수 구성에 대비해야 했다. 안산은 18세 이하(U-18) 유망주를 길러내고 있는 송경섭 감독과 프런트가 좋은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전국을 누볐다.

안산은 지난해 선수 선발 비리로 지도자들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는 등 문제가 됐고, 이로 인해 올해는 선수 선발 방식을 투명하게 진행했다. 선수와 계약하려면 안산시 체육진흥과장과 1군 감독, 프런트 등이 꾸리는 선수강화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지난달 28일 열린 선수강화위에서 다음 시즌 안산에서 뛸 30명의 선수를 확정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김정택 신임 단장이 부임하면서 논란에 중심이 됐다. ‘당장 내년부터 시민구단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려면 현재의 선수 구성으로는 안된다’는 게 김 단장의 주장이었다.

이어 김 단장은 자신이 뽑아온 12명의 선수 리스트를 검토하도록 지시했고, 코치진과 프런트들은 반발했다. 결국 이미 뽑은 30명 중 6명을 내보내고, 김 단장 리스트 중 8명을 영입해 32명으로 선수단을 꾸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제는 다음 시즌에 뛸 팀을 잃은 선수들이다. 6명 중에는 다문화 가정 출신의 베테랑 스트라이커 강수일과 지난 시즌 K리그1 출신 풀백 임지민도 포함됐다. 또 고교 졸업 4명의 선수도 안산 입단을 눈앞에 뒀는데 계약이 불발되면 내년 1년은 쉬어야할 처지에 놓였다.

이와 관련 안산 서포터스 연대 소모임인 ‘오늘보다 나은 내일’은 성명을 내고 “김 단장의 영입 리스트가 아닌 기존 이관우 감독과 송경섭 감독이 작성한 영입 리스트를 토대로 신속히 선수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한 뒤 구단에 근조화환을 보냈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시민구단으로 내년 K리그2는 더 치열해질 것이 뻔한데, 현재 전력으로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올림픽 및 국가대표 출신을 영입해 즉시 전력감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선수 구성은 지역 축구계의 의견을 청취한 뒤 프런트와 강화위원들에게 요구한 것일 뿐”이라며 “강제로 선수들을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스포츠에이전트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은 단순히 계약의 문제를 넘어 젊은 선수들에게 큰 좌절감을 안기고 소속 에이전트의 업무 수행을 저해하는 심각한 사례”라고 반발했다.

계약이 불발된 선수들은 이민근 시장과 구단에 계약 불발의 부당함을 알리는 공문을 보내는 한편 한국프로축구연맹 클린센터에 신고하는 등 연대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