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심 덕에 용기 내 지속… 수용자 정서 안정 도모”

 

복음·전도 위한다는 마음으로 시작

아가페 중창단서 다양한 음악 선봬

처음엔 두려웠지만 지금은 즐겁게

“복음과 전도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건데 벌써 이렇게 오래됐네요. 신앙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벌써 25년이나 됐다. 남들은 ‘죄’를 지어야만 간다는 구치소인데 ‘봉사 활동’이란 명목으로 이렇게 오랫동안 그곳을 들락날락했다.

김은향(54)씨는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에는 어김없이 수원구치소로 향한다. 여기뿐만 아니다. 화성직업훈련교도소와 천안교도소도 부름이 있을 때면 언제든 시간을 만들어 봉사활동을 펼친다.

2000년부터 시작한 수용자를 위한 중창단 봉사활동이다. 김씨가 속한 ‘아가페 중창단’은 1985년에 창단했다. 현재 수원 광교 시은소교회 소속인 이 모임은 매달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구치소 등을 방문해 수용자들 앞에서 다양한 음악을 선보인다.

김씨는 그 가운데 반주를 맡고 있다. 더욱이 반주자이기때문에 봉사활동을 거를 수 없다. 아무리 신앙심이라지만 그 긴 세월동안 빠지지 않고 활동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각 중창단원이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아 봉사활동을 펼칩니다. 떡, 빵, 음료 등과 같은 간식도 준비해서 방문하게 되는데 그래도 꽤 많은 분이 참석해 줘 중창단을 반겨주십니다.”

김씨는 기독교의 정의 실천은 징계하는 것이 목표가 아닌,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하나님의 화해와 사역에 동참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음악을 통한 찬양 봉사는 수용자들의 정서적 안정을 바라는 측면이 강하다며 그 의미를 더했다.

처음 그는 구치소에서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도 있었다. 첫 방문 때에는 구치소 내에서 앞을 보지도 못하고 바닥만 따라 걸어 들어갔다고 한다. 외부인이다 보니 말을 걸어오거나 무엇을 달라고 요구하는 수용자도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가 편하고 즐겁게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수용자들은 외부 민간인에게 더욱 쉽게 마음을 열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긍정적인 지원과 격려를 하는 경우 자신들의 소망과 희망을 함께 이야기하게 된다고 알고 있다”면서 “이러한 일에 도움이 되도록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고 진정성을 담으려고 연습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씨는 “모든 것이 신앙심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주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고 많은 분이 오셔서 조금이나마 힘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용기를 내 빠지지 않고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그들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조영상기자 dona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