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부 1천500세대 발표
주민들 비대위 꾸리며 반대 목소리
정치권 가세·신상진시장 재검토 요구
사전협의 쟁점·정책 일관성 논란도
국토교통부가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621번지 일원에 1천500세대 규모의 분당재건축 이주단지를 조성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인근 지역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서면서 ‘분당재건축 이주대책’이 난항에 빠졌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와 성남시의 사전 협의 여부가 쟁점으로 부각되고 신상진 성남시장이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정책 일관성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25일 성남시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8일 분당재건축과 관련해 야탑동 중앙도서관 인근 621번지 일대 3만㎡ 부지에 1천500세대 규모의 이주단지(이주 지원용 주택단지)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해당 부지 인근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수내1동 주민센터에서 국토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선도지구 설명회에서 주민들은 재검토를 요구했다.
주민들은 야탑 쪽은 선도지구와 관련없는데 왜 621번지 일원에 이주단지를 조성하느냐고 따졌다. 또 면적에 비해 세대수가 많고 교통대책 없이 졸속으로 결정됐고 이주단지가 임대아파트가 되면 피해를 보게 된다고 했다. 성남시와 협의해 결정했는지 여부도 도마에 올랐다. 반대 여론은 야탑동지역 아파트단지 전체로 확산되는 양상으로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린 상태다.
정치권도 가세해 국민의힘 안철수(성남분당갑)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분당갑지역위원장이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안 의원은 “지난달 국토부 도시정비기획단의 보고를 받았을 당시만 해도 없었던 내용으로 제대로 된 검토나 협의 없이 추진된 것이 아닌지 의문”이라고 했고 이 위원장은 “주민들의 의견 수렴이 전무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이뤄진 졸속 행정의 결과물”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신상진 시장은 23일 오후 “1천500세대는 과밀해 야탑동 일대의 교통 체증이 심화될 우려가 있으며,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해 주민 혼란이 과중돼 재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토부는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성남시와의 협의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 신상진 시장이 입장문을 발표한 직후 별도 입장문을 내려다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도지구 설명회에서 국토부 관계자는 “성남시와는 당연히 절차에 따라 사전에 협의했다”고 밝혔다. 또 “이주단지가 아니고 주택물량 확대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100% 분양아파트이며 공공개발은 절차상 선공개하지 않고 발표 후 주민, 의회 의견 청취 과정을 거친다”며 “주민 다수가 반대하거나 의회에서 반대하면 추진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성남시 내부 실무진에서도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절차에 따라 사전에 협의하며 진행해 온 것인데 민원을 이유로 중단한다면 정책의 일관성이 의심받게 되고 추가 대책 마련도 쉽지 않아 분당재건축 이주대책 자체가 요원해진다는 것이다.
이주단지를 둘러싼 난항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2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한준 사장이 성남시장과 협의해 선도지구 이주단지로 오리역세권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성남시가 이를 공식 부인한 바 있다.
분당재건축은 선도지구를 시작으로 매년 1만2천가구가 지정되고 2035년에 완료하는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주단지(대책)를 둘러싼 난항이 거듭되자 분당재건축 자체가 혼선에 빠지거나 지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