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운전자 국가가 챙긴다·(中)

 

장애물 가까워지자 급정거·비상음

표식도 부착… 일반시민도 긍정적

지난 3일 일본 사이타마현 카스카베시에서 만난 스즈키 유타카(79)씨가 고령운전자 표식이 부착된 자신의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24.12.3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지난 3일 일본 사이타마현 카스카베시에서 만난 스즈키 유타카(79)씨가 고령운전자 표식이 부착된 자신의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24.12.3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고령운전자 사고 예방을 위한 일본의 ‘서포트카’와 ‘표식(스티커)’은 실제 사고 감소로 이어지는 한편, 운전문화를 개선하는 데도 일조했다.

경인일보 취재진은 지난 3일 일본 도쿄 외곽에 위치한 와카스공원 주차장에서 비상자동제동장치(AEBS)가 탑재된 서포트카를 타고 직접 그 효과를 실험해 봤다. 안전한 실험을 위해 6개의 종이 박스로 높이 1m, 너비 70㎝ 크기의 장애물을 만들어 세워놓고 장애물을 향해 서포트카의 가속 페달을 밟았다.

3일 오전 서포트카가 후진 중 장애물을 인식하고 긴급제동한 모습. 차량이 완전히 정지한 후 장애물과의 거리는 40㎝로 운전미숙으로 장애물이 있음에도 감속페달을 밟지 못했을 때 안전사고를 막아줄 수 있는 역할을 서포트카가 했다. 2024.12.3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3일 오전 서포트카가 후진 중 장애물을 인식하고 긴급제동한 모습. 차량이 완전히 정지한 후 장애물과의 거리는 40㎝로 운전미숙으로 장애물이 있음에도 감속페달을 밟지 못했을 때 안전사고를 막아줄 수 있는 역할을 서포트카가 했다. 2024.12.3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실제 차량과 장애물이 가까워지자 AEBS가 작동하며 차량은 급정거했다. 동시에 비상음이 울렸고 차량 계기판에는 ‘ブレ-キ(브레이크)’라는 문구가 표시됐다. 차량이 완전히 멈춰선 이후 장애물과의 거리는 40㎝ 남짓한 상태였다.

실험에 함께 참여한 일본 현지 통역가 이상도(30) 씨는 “순발력이 떨어진 고령운전자들이 빠르게 감속 페달을 밟지 못했을 때 차가 먼저 긴급 제동을 해주기 때문에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고령운전자 차량이라는 점을 알려 배려와 양보를 유도하는 표식도 서포트카 못지 않게 사고율을 낮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실제 현지 도로 곳곳에는 고령운전자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 3일 오전 일본에서 비상자동제동장치(AEBS)가 장착된 서포트카의 기능 실험을 진행했다. 서포트카가 장애물을 인식하고 차량 계기판에 ブレーキを踏んでください(브레이크를 밟아주세요) 문구가 표시됐다. 2024.12.3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지난 3일 오전 일본에서 비상자동제동장치(AEBS)가 장착된 서포트카의 기능 실험을 진행했다. 서포트카가 장애물을 인식하고 차량 계기판에 ブレーキを踏んでください(브레이크를 밟아주세요) 문구가 표시됐다. 2024.12.3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

일본 사이타마현 카스카베시에서 만난 스즈키 유타카(79)씨는 30년 이상 무사고 경력을 가졌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의 차량 앞·뒤로는 네잎클로버 모양의 고령운전자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운전면허 반납을 고민했지만, 지병을 앓고 있는 아내를 위해 운전을 계속해야 했고 2년 전부터 스티커를 부착했다고 밝혔다.

스즈키 씨는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에게 내가 고령운전자인 것을 알리고, 난폭·보복운전의 피해를 막기 위해 스티커를 붙였다”며 “면허 반납을 강요하는 것보다는 불가피하게 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노인을 위해서 서포트카의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거나 노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대중교통 개선 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서포트카와 고령운전자 표식 등을 두고 일반 시민들은 긍정적 정책이라고 자평했다. 도쿄시민 야나기사와 코타로(26)씨는 “고령자의 신체적으로 결여된 부분을 서포트카가 지원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며 “고령운전자 표식을 보면 상대 운전자나 보행자들이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모두 부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 이 기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관한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사입니다. 이 사업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실시됩니다.

/한규준기자 kkyu@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