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옛 김포군 내무과에서 공직 입문
기획·예산 분야 능력 발휘하다 병마 시련
투병 와중 민원평가 최초 ‘가등급’ 성과도
시의회 신청사 개청, 통합방송 구축 업적
후배들로부터 존경받는 상사였던 홍정범(60) 김포시의회 사무국장이 수많은 동료의 배웅을 받으며 38년 공직인생을 마무리했다.
홍정범 국장은 지난 24일 후배들이 마련해준 퇴임식에서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해오신 선후배 동료들의 절대적인 도움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인사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김포 하성면 출신인 홍 국장은 1987년 김포군 내무과(현 총무과)에서 공직에 입문해 기획팀장·예산팀장·의전팀장 등 주요 보직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2010년 병마가 찾아오고, 2015년 2월 사무관으로 승진해 운양동장을 지내던 중 병이 재발하는 시련을 겪었다.
병상에서 일어난 그는 정부의 역점정책으로 탄생한 초대 일자리경제과장을 역임하고 민원여권과장 재직 당시에는 김포시가 역대 최초로 행정안전부 민원행정종합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인 가등급을 획득하는 데 기여했다. 몸이 안 좋은 와중에 김포시의회 전문위원으로도 공직혼을 불사르며 후배들의 귀감을 샀다.
2022년 8월 서기관으로 승진해 시의회 사무국장에 취임한 그는 여야 동수의 어려운 상황에도 의회 신청사 개청 업무를 비롯해 정책지원관 제도 안착, 유튜브 실시간 통합방송시스템 구축 등 성과를 남겼다.
“자신이 손해보더라도 책임 안 떠넘기던 분,
여러모로 존경스러운 성품 오래 기억날 것”
홍정범 “어려운 세입자들 도와준 것 보람…
깨끗함 유지하라는 어머니 말씀, 인생지침”
김포시 한 팀장은 “홍정범 국장님은 자신이 손해를 볼지언정 동료를 공격하거나 책임을 떠넘기는 선배가 아니었다. 힘든 일이 있어도 내색하는 분이 아니었다”며 “여러모로 존경스러운 선배였고, 그 따뜻한 성품이 오래 기억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퇴임식에서 홍정범 국장은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딸 등 가족이 있었기에 공직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고 회상에 잠겼다.
그러면서 “어머니께서 늘 ‘남에게 피해 주지 말고 항상 깨끗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그 깨끗함의 의미가 시대가 요구하는 공직자의 청렴이라는 확신이 든다”며 “어머니 말씀은 나를 이 자리까지 있게 한 힘이었고 방향성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퇴임식 종료 후 경인일보와의 별도 인터뷰에서는 “8급 직원이던 시절 공영개발팀에 근무하면서 북변지구 보상 및 이주대책 업무를 담당했는데 갈 곳 없는 세입자들이 매일 포대기 두르고 어린아이 손에 잡고 찾아와 눈물을 흘렸다”며 “그분들의 이주대책을 말끔히 처리해준 게 큰 보람이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일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고 돌이켰다.
이어 그는 “일자리경제과장을 할 때 시청 내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화 업무를 이끌어 직업적 안정을 찾아준 것도 보람으로 남는다”고 덧붙였다.
홍정범 국장은 끝으로 “오래전 김포읍사무소 멤버로 지금까지도 서로 의지하는 이두수, 이재국, 이덕인 전 국장과 이제 더 편하게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며 온화하게 미소 지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