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김포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장은 경찰장비를 첨단화한 공로로 2015년 ‘과학경찰人’으로 선정됐다. 2024.12.24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김진호 김포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장은 경찰장비를 첨단화한 공로로 2015년 ‘과학경찰人’으로 선정됐다. 2024.12.24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38년간 국민 안전을 위해 헌신한 김진호(60) 김포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장이 올해를 끝으로 자연인이 된다.

지난 1987년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에서 처음 제복을 입은 김 과장은 중앙과 지역을 오가며 경찰의 거의 모든 분야를 섭렵한 베테랑이다.

김포에는 2011년 사우지구대장으로 부임해 장기지구대장을 지냈고, 경찰청 본청에 갔다가 2018년 돌아와 여성청소년과장, 생활안전과장, 112치안종합상황실장으로 시민들 곁을 지켰다.

지난 24일 김포경찰서 청사에서 만난 그는 “소일삼아 경작하던 텃밭 규모를 더 늘리게 될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퇴임 앞둔 김진호 김포署 범죄예방과장

형사·수사·정보·보안·교통 섭렵 ‘베테랑’

경찰청서 ‘스마트 순찰차’ 등 개발 공로

“시연행사서 대통령이 손 내밀 때 보람”

김진호 과장은 10여년 전부터 휴일마다 강화군 양도면 텃밭을 일궜다. 일반적인 취미라 하기엔 예사롭지 않은 실력으로 주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김 과장은 “언젠가 농업 관련 분야에서 일하겠다는 생각으로 도시농업관리사, 종자기능사, 유기농업기능사 등 국가 자격증도 3개를 취득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학창시절에 집안일로 농사를 도울 때는 힘들었는데 지금은 재밌어서 하고 있다”며 “차요테를 비롯해 아피오스, 두릅, 엄나무 순, 헛개 등 특용작물을 주로 재배한다”고 했다.

김진호 과장은 경찰 장비 과학화의 공신이다. 경찰청 근무 당시 장비 분야 국제협력 치안전문가로 활동하며 112순찰차·우등형 경찰버스·위생차·현장지휘차량·전기순찰차 등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기충격기(테이저건) 사용지침이라든지 경찰교육용 사이버영상을 보급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현장 경찰관의 안전과 신속한 범인 검거를 위해 다기능 신호봉, 리프트 경광등, 멀티캠 등을 장착한 ‘스마트 순찰차’를 개발한 공로가 크다. 지난 2015년 경찰청은 그를 ‘과학경찰人’으로 선정했다.

김 과장은 “2019년 경찰의 날에 새로 만든 순찰차를 대통령 앞에서 시연했는데 갑자기 대통령이 고생한다면서 손을 스윽 내밀더라”며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또한 그는 “방탄복이나 방검복이 없던 90년대 서울에서 근무하며 소위 회칼 들고 달려드는 조직폭력배들과 상대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고 돌이켰다.

김진호 과장은 경찰조직에 대해 “부서만 이동해도 직업을 바꾼 것 같은 효과가 있는 등 경험해볼 것도 배워볼 것도 너무나 많다”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2024.12.24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김진호 과장은 경찰조직에 대해 “부서만 이동해도 직업을 바꾼 것 같은 효과가 있는 등 경험해볼 것도 배워볼 것도 너무나 많다”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2024.12.24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김진호 과장은 경찰청 본청과 서울경찰청, 지역관서 등을 오가며 형사·수사·정보·보안·교통 등 안 다녀본 부서가 없다.

마지막 근무를 일주일 앞둔 이날, 김 과장은 “경찰만큼 발전이 빠르고 희망이 있는 조직이 없다. 부서만 이동해도 직업을 바꾼 것 같은 효과가 있는 등 경험해볼 것도 배워볼 것도 너무나 많다”며 “우리 후배들이 직업적 자부심을 잃지 말고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작별인사를 남겼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