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1번지 일원 1500세대 안 된다”
야탑·이매동 주민 서명운동
성남시의회 긴급 결의문 예정
시는 국토부에 반대 공문 막판 고심
국토교통부가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621번지 일원에 1천500세대 규모의 분당재건축 이주단지(이주 지원옹 주택단지)를 조성하기로 한 것에 대한 반발(12월 26일자 1면보도=“야탑동(621번지 일원)에 졸속 안된다” 분당 재건축 이주대책 난항)이 확산되고 있다.
인근 야탑동·이매동 지역 주민들은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했고, 성남시의회 여야는 한목소리로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성남시는 반대 목소리가 점점 커지자 국토부에 공문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전달하는 방안을 막판 고심 중이다.
■ 주민 반발 확산
지난 23일 수내1동 주민센터에서 국토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선도지구 설명회에서 재검토를 요구했던 주민들은 반대의사를 명확히 드러내기 위한 일환으로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탑경남·벽산아파트 등 야탑·이매동 각 아파트 단지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들이 지난 25일부터 본격적으로 서명을 받고 있다.
주민들은 야탑동 621번지 일원(3만㎡)에 1천500세대 규모의 분당재건축 이주단지가 들어설 경우 교통난 심화와 기반 시설 부족 등으로 갖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신들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개발이 의견 수렴 하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진행된다는 점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또 주민들은 야탑 쪽은 선도지구와 관련없는데 왜 621번지 일원에 이주단지를 조성하느냐는 입장이다. 더불어 해당 부지가 영장산 자락 녹지지역으로 야탑·이매동의 유일한 등산로가 있는데 자연환경을 파괴하면서까지 아파트를 지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해당 부지는 당초 이대엽·이재명 전 시장때 현 분당보건소를 이전해 공공의료클러스터를 조성하려 했던 곳이다. 성남시는 이를 위해 3만㎡ 부지 중 30%가량을 매입해 시유지로 소유하고 있는 상태이며 나머지 70%는 민간이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신상진 시장 들어 분당보건소를 현 위치에 증축하기로 변경하면서 현재는 미개발 녹지로 남아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일단 서명운동을 진행한 뒤 서명지를 취합해 성남시와 성남시의회에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여야 반대 한목소리
해당 지역의 국민의힘 안철수(성남분당갑)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분당갑지역위원장이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 데 이어 성남시의회 여야도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나섰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26일 김보석(야탑 1·2·3) 의원이 대표발의해 ‘국토부 1기 신도시 이주지원대책 전면 재검토 촉구’ 긴급 결의문을 채택했다.
김보석 의원은 “지역주민들의 반발에서 보듯이 국토부는 이주지원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국민의힘 협의회의 뜻을 모아 결의문을 오늘 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앞서 국토교통부 세종 청사 앞에서 “주민동의 없는 졸속행정 철회하라”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입장문을 내고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이번 계획은 지역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중대한 사안인 만큼 철회돼야 한다”면서 “성남시는 주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졸속 행정으로 인해 발생할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야탑동이 지역구인 민주당 정연화 의원도 별도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결정은 성남시와 국토부가 주민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밀실에서 이루어진 독단적인 행정의 결과”라며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남시의회(의장·이덕수)는 다음달 2일 예정된 임시회에서 긴급 결의문을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 성남시 막판 고심
주민 반발이 일자 신상진 시장은 지난 23일 입장문을 내고 국토부에 “재검토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같은 날 설명자료를 내고 ‘예정대로 추진’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국토부는 “성남시와 협의해 결정한 사안으로 긴밀히 협의해 정상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 관련 법에 따라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교통영향평가 등 각종 심의의 결과를 충실히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사이 주민들이 서명운동에 돌입하고 여야가 반대하는 등 반발이 확산되자 성남시는 기존의 입장문을 넘어 문서 등을 통해 국토부에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전달하는 방안을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럴 경우 국토부가 이주단지를 강행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 2019년 5월 분당구 서현동 110일원 24만7천631㎡ 부지를 ‘서현공공주택지구’로 확정·고시하고 2천여가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인근 서현동 주민들은 이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서명·집회 등 반대 운동을 진행했고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서현지구는 880세대 규모로 축소된 상태지만 고시 이후 6년째인 현재까지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야탑동 621번지’ 역시 인근 주민들이 교통·환경·삶의 질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토부가 강행할 경우 ‘서현지구’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야탑동 621번지’는 분당재건축과 맞물린 이주대책이어서 서현지구처럼 늦춰질 경우 그 목적이 상당 부분 퇴색된다. 특히 서현지구는 당시 시장이나 여당 측이 반대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시장은 물론 여야 모두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국토부를 곤혹스럽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비해 ‘야탑동 621번지’가 무산될 경우 다른 곳에 이주단지를 조성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분당재건축 이주대책은 난항에 부딪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럴 경우 선도지구 이후 매년 1만2천가구씩 지정하기로 한 ‘후속 물량’을 조절해야 하는 등 분당재건축 자체가 지체되거나 혼선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국토부와 협의한 사안을 백지화할 경우의 파장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성남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성남시는 이주단지(대책)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국토부에 “그린벨트나 녹지지역을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