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펫시터가 고양이에게 잘못된 용량의 약을 준 걸까? 그것 때문에 고양이가 죽은 걸까?

펫시터의 투약 사고로 고양이가 일으켰다던 발작은 이전의 발작과 다른 걸까?…

그 여자는 그저 고양이를 좋아하는 신용불량자일 뿐인데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안녕, 루이.

소설은, 잘 돼갑니까?

뭘 쓸지 정했어요. 아직 한 글자도 쓰지 못했지만.

나는 말해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써 보려고요.

거식증은요?

같은 거예요.

그런가요?

3년 전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파킨슨병으로요.

아이고.

요리를 잘하시던 분이라 항상 집에 갈 때마다 음식을 엄청 해주셨어요. 저는 살찔까 봐 거의 먹지 않았고요. 나중에는 엉망으로 사는 제 모습을 보이기 싫어 뵈러 가지도 않았어요. 그럴 때 있잖아요, 정작 상대는 신경도 안 쓰는데.

알아요.

할머니가 아프다는 말을 듣고 들렀을 때, 두 손이 축 늘어진 할머니를 처음 봤어요. 가구 틈 사이엔 먼지가 쌓여있어요. 할머니 성격에 분명 거슬렸을 텐데, 아무런 말도 안 하시더군요. 할머니는 도우미에게 부탁해 피자를 시켰어요. 그 와중에도 제가 마른 게 걱정이셨던 거죠. 저는 아주 오래전처럼 잘 먹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두 명이서 먹지도 못할 만큼의 피자와 파스타를 꾸역꾸역 다 먹었어요. 할머니는 보기 좋다는 말만 힘없이 반복했어요. 저는 밖으로 나와서 먹은 걸 전부 아파트 화단에 토했습니다. 그게 마지막이에요. 지금도 가끔 상상해요. 제가 떠나고, 해가 저물고, 소파에 앉은 할머니 위로 어둠이 켜켜이 쌓이는 장면을. 후회돼요. 너무 많은 게. 그런 걸 전부 쓸 거예요.

아름다운 기억 같아요. 좋은 이야기의 냄새가 나요.

토 냄새가 아니라요?

나는 웃었다.

루이 님은, 진짜 문제가 뭔지 이제 알게 됐나요?

네.

뭘 쓸 건가요?

주중에 수차례 변호사가 방문했다. 대표는 회의실 문을 닫고 변호사와 마주 앉아 소송을 준비했다. 접객용 커피를 들고 회의실에 들어갈 때마다 긴 탁자를 채우고 있는 잡다한 문서들이 보였다. 증거 목록이라고 써진 문서에는 영수증을 든 내 사진이 풀샷으로 들어가 있었다. 내가 회의실에 머무는 동안 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변호사는 가볍게 눈인사만 했다. 문을 닫고 나가자 둘은 다시 떠들기 시작했다. 회의실 벽은 얇았고, 화장실 변기에 앉아 환풍기 옆의 창문을 열면 회의실 창문을 통해 새어 들어오는 대화를 엿들을 수 있었다. 대표는 소송에서 꼭 이겨야 한다며, 이길 것을 가정하고 동물병원에서 이런저런 치료를 받은 거라고 말했다. 변호사는 투약 사고가 있었던 날 이전의 치료 기록은 돈이 아깝더라도 따로 첨부하지 않는 것이 승소할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 조언하고 있었다. 나는 대화가 듣기 싫어 변기 물을 내렸다.

변호사가 떠난 뒤에 대표와 김철진, 그리고 나는 사보 책자 제작 건으로 미팅을 위해 외근을 떠났다. 내가 운전하고 김철진이 보조석에 앉고 대표가 상석에 앉았다.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동네의 맛집이 어딘지 따위의 사사로운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대표가 대뜸 말했다.

신용불량자더라고.

마치 그곳의 추천 메뉴를 말하듯이.

누가요?

펫시터. 참치 죽인 애. 따로 하는 일도 없는 애야. 고소장 받고 나니까 생각이 바뀌었는지 죽을죄를 지었다고 용서해달라며 문자를 보냈어. 문자뿐인 거야.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줄 알아. 진즉에 직접 찾아와서 무릎 꿇고 자기가 죽인 거라고 용서를 구했어야지. 그랬더라면 나도 이렇게까지는 안 했을 거야. 이런 애들은 다시는 펫시터 일을 하면 안 돼. 제2의, 제3의 참치가 또 나올 거야. 나는 그걸 막는 거야.

투약 사고 전부터 입원 치료한 적 많았잖아요.

내가 충동적으로 내뱉자마자 갑자기 옆 차선의 차가 끼어들었다. 나는 급브레이크를 밟았고, 차 안의 모두는 앞으로 쏠렸다가 내던져지듯이 등받이에 널브러졌다. 대표는 백미러에 비친 내 눈을 노려보았다. 파란불이 들어왔다. 내가 출발하지 않자 뒤에서 클락션이 울렸다.

미팅 장소 주변은 주차할 곳이 마땅찮았다. 주차장을 세 곳이나 돌았지만 전부 꽉 찬 상태였다. 그나마 자리가 있는 곳은 걸어가기에 너무 멀었다. 미팅 시간이 다가오자 대표는 그냥 근처 골목에 차를 대라고 했다. 나는 불법주차 견인 구역이라고 답했다. 대표는 그냥 여기다 대고 차에서 대기하라고 버럭 짜증을 냈다. 김철진은 내 눈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운전석에 앉아 성큼성큼 걸어가는 둘의 뒷모습을 지켜봤다.

펫시터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다. 실제로 고작 스치듯 한번 우연히 마주친 게 전부다. 고양이는 18살이었고, 만성신부전을 비롯한 잡다한 병을 달고 몇 달 전부터 여러 차례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자신의 나태에 대한 변명인지 자기 연민을 남들에게 강요하기 위한 강박인지 대표는 자신의 사적인 일정을 시시콜콜하게 회사 단톡방에다 모조리 남겨뒀다. 고양이의 상태가 악화돼 병원에 갔다가 의식을 회복했다는, 전혀 관심 없는 지난 기록도 마찬가지다. 정말 펫시터가 고양이에게 잘못된 용량의 약을 준 걸까? 그것 때문에 고양이가 죽은 걸까? 펫시터의 투약 사고로 고양이가 일으켰다던 발작은 이전의 발작과 다른 걸까? 마지막 며칠 동안 고양이에게 쏟아부었던 고가의 치료는 정말 고양이를 위해서였을까? 그 여자는 그저 고양이를 좋아하는 신용불량자일 뿐인데.

차 문을 열고 나와 짧은 거리를 시계추처럼 진자운동 하듯이 걷기도 하고 다리를 덜덜 떨고 건물 벽에 머리를 반복해서 찧기도 했다. 부당하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나는 핸드폰으로 회사 차 사진을 찍고 불법주차 단속 신고를 넣었다. 15분쯤 지나자 2인 1조의 단속 공무원이 왔다. 나는 반대편 골목에 서서 그들이 앞유리창에 단속 스티커 붙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시간이 30분 정도 지났을 때, 대표와 김철진은 미팅을 마치고 돌아왔다. 대표는 딱지를 보고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 나는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걸린 것 같다고 답했다. 대표는 단속하는 사람들이 오면 차를 몰고 근처를 돌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안 그러면 내 존재 이유가 무엇이겠냐며 쏘아붙였다.

늦은 새벽까지 나는 노트북 화면의 점멸하는 커서만 노려보았다. 한 시간째 한 글자도 쓰지 못했지만 눕지 않았다. 어차피 누워봐야 잠은 오지 않는다. 눈을 감으면 오늘 하루 대표와 싸워야 했으나 싸우지 못했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 망상 속에서 그걸 바로잡으려 할 뿐이다. 꿈속에서 늘어난 고무 팔다리로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주먹을 휘두르고, 말미잘 같은 손가락으로 서로 목을 움켜쥔 채 버둥거릴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숨이 거칠어졌다. 나는 동네 구인 어플에 들어가 펫시터의 프로필을 멍하니 보다가 충동적으로 말을 걸었다.

당신을 알아요.

할 이야기가 있어요.

참치에 관한 겁니다.

메시지 끝에 ‘읽음’ 표시가 떴지만, 펫시터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

창작 수업은 마지막 합평을 두 주 앞두고 있었다. 선생은 글을 쓰다가 막히거나 고민되는 부분이 있으면 말해보라고 했다. 비록 자기가 해결할 순 없을지언정 함께 생각해보면 풀릴 수 있는 지점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영양사는 쓰다 보니 소설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것 같았고, 그 기억을 충실하게 쓰려고 마음먹은 순간 도리어 이야기가 잘 쓰이지 않고 조금씩 엇나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선생은 생각에 잠긴 채 곰곰이 대답을 골랐다.

어쩌면 우리는 자전적인 이야기밖에 쓸 수 없는 것일지도 몰라요. 그런 의미에서, 소설은 기대한 것처럼 자유도가 높은 창작 활동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무엇을 쓰던 그건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가리키고 있을 겁니다. 기억을 그대로 쓰려고 해도 거짓을 덧대는 나를 발견할지도 모르고요. 지금 제가 모른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죠? 정답은 없습니다. 엇나가면 엇나가는 대로 이야기를 따라가 보세요.

선생은 뭔가를 덧붙여 설명하려다 관두고 쓴웃음을 지었다. 대신 나를 몇 초 동안 쳐다보았다.

저는 왠지 루이 님이 쓸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베일에 싸여 있죠. 쓰면서 고민되는 부분은 없으세요?

있습니다.

저희와 나눌 수 있는 문제일까요?

현실의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는데, 그걸 소설 속에서 바로잡는 게 무의미한 일처럼 느껴집니다.

윤리나 책임과 관련해서 말이지요?

네. 실제로 저는 비겁한데 소설 속에서 용감하게 그리는 건 자기기만이니까요.

소설 속 주인공과 루이 님은 동일 인물인가요?

…아니요.

그러면 주인공이 루이 님과 다른 행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저는 제 문제를 쓰고 있는데요.

소설은 기본적으로 거짓이죠. 안에는 진실이 들어있어야 하지만. 앞선 영양사님의 질문과 연관 지어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동의했어요. 앞으로 읽을 이야기를 ‘지어낸 이야기’라고 믿고 읽기로. 그건 책을 펼치는 순간 독자가 작가와 맺은 무언의 약속입니다. 거짓이라는 형식은 딱 한 발짝, 혹은 반 발짝만큼의 용기를 작가에게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소설 속 인물은 해볼 수 있는 거죠. 물론 그 행동이 현실과 균형점을 잃는다면 쉬운 타협이나 편한 미화에 그쳐 버릴 위험도 존재합니다만, 그 정도의 시도도 애초에 허락하지 않는다면, 쓰는 사람과 소설 속 인물이 너무 슬프지 않을까요? 루이 님도, 저도.

*

대표는 내게 변호사에게 보낼 추가 서류를 등기로 보내고 오라고 명령했다. 서류를 받아들며 생각했다. 이건 칼이다. 펫시터를 찌르는. 그리고 나는 그걸 변호사에게 전달하러 간다. 갑자기 어제 꿨던 꿈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분명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잿더미처럼 형태가 무너져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었는데, 우체국을 향해 힘없이 걸어가는 길에 꿈은 다시 채도를 띠고 시간을 역행해 형태를 갖췄다.

꿈에서도 나는 회사원이었다. 나는 사장에게 사직서를 냈다. 사장은 주문했던 명함이 오늘 도착했는데, 명함을 길가의 모든 사람에게 전부 나눠주고 나면 사직서를 수리하겠다고 답했다. 내 책상 옆에는 족히 수천 장, 수만 장은 되어 보이는 명함으로 가득한 사과 박스가 3개 정도 적재되어 있었다. 나는 외투 주머니마다 명함을 가득 쑤셔 넣고 거리로 나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자기소개를 한 뒤 명함을 건넸다. 사람들은 명함을 받자마자 버리거나, 내 어깨를 치고 지나갔다. 이 거리의 모든 사람이 내가 이 회사에 다닌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비로소 그만둘 수 있는 것이 내 운명이었다. 다리가 너무 아팠지만, 거리에 벤치는커녕 걸터앉을 턱조차 없었다.

이건 어떤 의미일까.

나는 계단을 올라 우체국 현관을 향해 걸었다. 유리문에 비친 내 모습은 미묘하게 뒤틀려, 나이지만 내가 아닌 것 같았다. 오른손으로 왼손에게 악수를 청하듯이 현관 유리문 손잡이를 쥐는 순간 갑자기 유리문이 산산이 부서져 내렸다. 나는 허공에 손잡이만 쥐고 있는 꼴이 됐다. 사람들은 방금까지 문이 존재했던 내가 서 있는 자리 대신 옆의 온전한 유리문을 여닫으며 지나다녔다. 우체국 청원 경찰이 다리를 절며 내게 다가왔다. 나는 손잡이를 쥔 손을 앞으로 내저었다.

제가 부순 게 아닙니다. 그냥 쥐자마자 부서졌어요.

청원 경찰은 손잡이를 쥐고 있는 내 손을 힘줘서 붙잡았다. 나는 내가 부순 게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어서 팔을 휘둘렀다.

정말 제가 부순 게 아니에요. 갑자기 부서졌어요.

그는 꽉 움켜쥔 내 손가락을 하나씩 펼쳐 손잡이를 뺏었다.

원래 강화유리가 이런 식으로 부서져요. 충격이 누적되다가 버티지 못하는 그 순간.

그는 큐사인을 주듯이 손가락을 튕겼다.

박살 나는 거죠. 운이 없었을 뿐입니다.

청원 경찰은 키오스크에서 일반 업무 버튼을 누른 뒤 번호표를 내게 건넸다. 나는 한동안 우두커니 서서 청원 경찰이 바닥에 무질서하게 널려있는 유리 조각을 쓰레받기에 쓸어 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창구 직원이 내 번호를 부르자, 나는 그를 빤히 쳐다보다가 환하게 햇빛이 쏟아지고 있는 출구로 발길을 돌렸다.

나는 사무실로 돌아와 회사 단톡방을 켜고 ‘참치’, ‘병원’ 등의 단어로 검색했다. 대표가 일컫는 투약 사고 이전 시점의 기록을 찾아 하나씩 갈무리했다. 해당하는 날짜에 내가 썼던 근무일지를 참고해 그날의 정황을 간략하게 정리했다. 내가 모은 자료는 이미 고양이가 노환으로 투약 사고 이전부터 비슷한 발작 증세를 보이며 수차례 동물병원에서 응급 및 입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음을 증언하고 있었다. 나는 문서의 제목을 ‘토이비’라고 쓴 뒤 저장하고,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대표는 내가 뭔가를 요구하리라는 것을 눈치채고 근처 카페에서 얘기하자고 했다.

대표와 나는 야외 테이블에 마주 보고 앉았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나는 보내지 않은 등기서류를 돌려주며 말했다.

퇴사하겠습니다.

대표는 이유를 말해보라고 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펫시터. 그건 내가 겪는 피해를 감수하고 일하는 것과 분명히 달랐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할 수 없었다. 대신 나는 평소 품고 있던 불만을 모조리 말했다. 월급이 너무 적다, 면접 때는 4대 보험이 된다고 하더니 왜 아직도 가입되지 않은 것인지 모르겠다, 사적인 심부름이 너무 많다,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수습 기간이 6개월인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이 모든 부당한 대우를 업계 관례라는 말에 속아 받아들인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다 등… 말하면서 서서히 감정이 올라왔다. 대표는 내 말을 차분하게 듣고 나서 모두 조정 가능한 문제라고 답했다. 또, 불만이 있으면 진즉 얘기해야지 마치 자신을 악덕 업주인 것처럼 모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나무랐다.

근무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서 말을 꺼낸 게 아니에요.

이 자리에서 일하다 보면 직원들에게 소홀할 때가 있어. 그건 내가 사과할게.

저는 그만할 겁니다.

들어봐봐. 4대 보험 가입도 해줄 수 있고, 월급도 올려줄 수 있어, 다만 4대 보험 때문에 받는 금액 자체는 지금이랑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거야. 그래서 나는 네가 돈을 차라리 더 받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아니요. 그런 건 이제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더 하고 싶지 않아요.

대표는 등받이에 등을 기댄 채 내 표정을 꼼꼼하게 살폈다.

네가 바라는 점들이 개선되면 더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그런데도 할 수 없다는 건 그만두고 싶은 이유가 따로 있다는 거잖아.

말해봐. 진짜 이유를.

…시간이 부족해요.

시간? 무슨 시간.

소설을 써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합니다.

짧은 정적이 흐른 후 대표는 발작하듯 웃었다. 카페 안의 다른 손님들이 쳐다봤다. 대표의 경박한 웃음과 내가 방금 내뱉은 말 중 무엇이 나를 더 부끄럽게 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2025 경인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 박정현 ‘체어샷’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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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는 웃음 따라 연기를 내뱉었다. 지금껏 들었던 수많은 퇴사 사유 중 기록할만한 내용이네. 진지하게 하는 말이니? 네. 글 쓰는 사람 대 글 쓰는 사람으로 조언해도 될까? 아니요. 나는 네가 가려는 길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아. 내 옆에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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