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859편·단편소설 204편 ‘치열한 경합’
문장의 긴장감, 신선한 소재·관점 눈길
2025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김지민(53)의 시 ‘넝쿨은 집으로 가요’와 박정현(30)의 단편소설 ‘체어샷’이 선정되며 등단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신춘문예 시 부문에는 김지민을 비롯한 200명이 859편의 시를 보내왔으며, 단편소설 부문에서는 박정현을 포함해 194명이 204편의 작품을 투고해 저마다 문학성을 뽐냈다.
시 부문에서는 지난해보다 향상된 수준의 작품들이 최종에 올라 경합했다. 심사위원들은 논의 끝에 김지민의 ‘넝쿨은 집으로 가요’를 이번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시 부문 심사위원들은 “시대가 암울할수록 문학의 힘이 커진다. 현재 우리 시대가 암울해서 그런지 올해 작품 수준도 높아졌다”며 “올해 당선작은 시의 문법이 어때야 되는 가를 간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단편소설 부문에서는 9편의 작품이 본심에 올랐다. 예심에는 박진규·서유미 소설가가 참여했다.
박진규 소설가는 “전통적인 가족관계의 분열을 다룬 소설과 SNS, 반려동물 등 새로운 방식의 인간관계를 다룬 소설이 비등비등한 점이 눈에 띄었다”며 “장르소설이 신춘문예에 많이 투고되었지만 재미난 이야기라도 익숙한 패턴, 단순한 문장이라면 본심 진출까지는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두셨으면 한다. 신춘문예는 문학적 문장의 긴장감, 신선한 소재나 관점에 더 눈이 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서유미 소설가는 “올해 투고작에는 장년층의 역사 소설이 여전히 많았고 근미래를 다룬 SF소설도 여러 작품 눈에 띄었다. 판타지, 우화, 스릴러, 심리 소설도 여러 작품 있어서 작품들의 성향이 다양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시류를 반영한 탓인지 범죄 관련, 복수를 테마로 하는 소설들이 많이 늘었다.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되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경인일보 신춘문예는 한국 문학계를 짊어질 문학인들을 양성한다는 취지로 지난 1960년 처음 시행됐다. 5·16군사정변 이후 한동안 이어지지 못하다가 1986년 부활해 매년 한국 문학에 새로운 에너지를 더하는 국내 대표적인 문학축제로 자리 잡았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