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자영업자·중기 모두 벼랑 끝

‘비상시국’에 수원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경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2025년은 시민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수원 대전환’을 본격 시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원시특례시 제공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2025년은 시민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수원 대전환’을 본격 시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원시특례시 제공

“시민들이 체감하는 ‘수원 대전환 시대’를 열겠습니다.”

2024년의 마지막 날 시청 집무실에서 만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결의에 차있었다. 돌이켜보니 지난해에는 나를 위한 소비가 없었다며 농담을 던지는 그의 미소에서 부드러움이 묻어났지만, 시정에 대한 평가와 올 한 해 목표를 말할 땐 ‘도시 전문가’다운 냉철함이 보였다. 지난해 7월 민선 8기 전환점을 돌아 후반기를 달리고 있는 이 시장은 “2025년은 수원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실제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수원 대전환’의 원년을 만들 것”이라고 운을 뗐다.

취임 초기부터 매년 민생과 경제를 강조해 온 이 시장은 올해도 변함없이 민생 경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시장은 “지난해 목표액의 3배가 넘는 규모로 조성된 ‘수원기업새빛펀드’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유망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3천149억원이 모인 수원새빛펀드는 분야별로 초기 창업 기업에 581억원,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740억원, 바이오 기업에 408억원, 4차산업혁명 관련 기업에 1천억원, 그리고 재도약을 준비하는 기업에 420억원이 투자될 전망이다.

R&D 사이언스파크 조성 본격화

수원페이 인센티브 6~7%서 10%로

소비심리 회복에 411억 예산 편성

이 시장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의 기조는 올해도 계속된다. 앞서 유망 첨단기업 10곳이 수원시에 투자유치를 약속했지만, 이 시장은 아직 부족하다고 말한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에서 수원 R&D 사이언스파크 부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조건부 의결한만큼, 올해는 수원의 혁신을 이끌 R&D 사이언스파크 조성에 본격 시동을 걸 예정이다. 지역 내 대학과의 협력을 통한 캠퍼스타운 조성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민생 쪽으로 화제를 돌리자, 이 시장의 얼굴색은 잠시 굳어졌다. 다사다난했던 지난해 국제 정세와 국내 경제상황이 안정적이지 못한 가운데, 탄핵정국 등 돌발적인 정치 상황까지 겹쳐 지역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수원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소기업 모두가 벼랑 끝에 서 있는 작금의 상황에 대해 이 시장은 ‘비상시국’이라고 진단했다.

고령친화도시 3번째 재인증 목표

초등생 학부모 ‘오전 10시 출근제’

저출산 대응 여성가족국 신설 운영

기초자치단체라는 한계 속에서도 이 시장은 주어진 상황에서 수원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경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지역화폐 ‘수원페이’를 핵심으로 꼽았다. 이 시장은 최근 직접 언론브리핑을 열어 올해 수원페이 인센티브 비율을 기존 6~7% 수준에서 10%로, 설과 추석 등 명절에는 20%로 확대하고, 충전 한도는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지역화폐 발행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인 411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국비 지원 예산의 삭감으로 시의 재정 부담도 예상되지만, 이 시장은 현시점에서 위축된 소비심리를 회복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효과가 입증된 수원페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안전하고 평온한 시민들의 일상 역시 이 시장이 꿈꾸는 수원의 모습이다. 지난해 성인페스티벌 개최 논란과 성범죄자 박병화 전입 등 몇 차례 진통을 겪은 수원시는 기존 안전망 구축에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안전도시를 만드는 데 힘쓸 예정이다. 이 시장은 “수원시와 시의회, 경찰, 청소년 단체 등이 힘을 합쳐 수원시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며 “디지털 성범죄 등 젠더폭력 피해자를 위한 상담·법률·자활 대책도 마련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지난달 18일 경제대책 브리핑을 열고 “얼어붙은 민생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수원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경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천명했다. /수원특례시 제공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지난달 18일 경제대책 브리핑을 열고 “얼어붙은 민생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수원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경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천명했다. /수원특례시 제공

시는 앞서 2016년 WHO(세계보건기구)로부터 고령친화도시 인증을 받고 2019년 재인증을 받은데 이어 세 번째 재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관내 중소사업장의 초등학교 입학 자녀를 둔 학부모 근로자들의 ‘오전 10시 출근제’를 도입한다. 이 시장은 “저출산과 아동돌봄 등의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여성가족국을 신설해 운영한다”며 “수원시의 인구정책 시행 계획을 수립해 고령화·저출산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