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가치가 높은 부천지역 명소들이 영화나 드라마 등 ‘안방 극장’ 촬영지로 꾸준히 각광받고 있다.

3일 부천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 부천지역 일대에서 영화나 드라마가 촬영된 횟수는 총 70여 차례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독립·상업 장편·단편 영화를 비롯해 TV·OTT·웹 드라마, 광고, 방송 및 유튜브 콘텐츠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촬영됐다.

웹드라마 시리즈 ‘D.P’ 시즌 2가 작동 군부대 이전부지에서 촬영되고 있다. 2025.1.3 /부천시 제공
웹드라마 시리즈 ‘D.P’ 시즌 2가 작동 군부대 이전부지에서 촬영되고 있다. 2025.1.3 /부천시 제공

가장 많은 작품이 선택한 촬영 명소는 ‘작동 군부대 이전부지’였다.

작동 군부대 이전부지는 2017년까지 군부대가 있던 곳이다. 관물대나 책상, 침대 등 생활소품들은 없지만 훈련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던 연병장, 군인들이 생활했던 통합막사, 위병소, 화생방 훈련실 등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촬영작으로는 2021년 OTT를 통해 선보인 웹드라마 시리즈 ‘D.P’와 ENA 드라마 ‘신병’, 2022년 8월 개봉한 영화 ‘육사오’ 등이 있다. 특히, 드라마 ‘신병’은 작동 군부대 이전부지에서 모든 촬영이 이뤄지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인기드라마 ‘미녀와 순정남’, ‘은중과 상연’ 등이 촬영 장소로 작동 군부대 이전부지를 택했다.

드라마 ‘신병’ 촬영이 작동 군부대 이전부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2025.1.3 /부천시 제공
드라마 ‘신병’ 촬영이 작동 군부대 이전부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2025.1.3 /부천시 제공

또 다른 촬영 명소로는 지역 대표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부천아트벙커B39’가 꼽힌다.

B39에서는 tvN 드라마 ‘악마판사’와 세계적인 인기그룹 ‘BTS’의 루이비통 패션 화보가 촬영되면서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곳은 과거 하루 200t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삼정동 소각장’이었지만 2010년 5월 가동을 멈추고 2018년 6월 ‘도시재생’이라는 목적과 ‘문화예술공간’이라는 기능으로 소각장 폐쇄 8년 만에 새롭게 문을 연 문화예술 플랫폼이다.

이 외에도 상동 국제키즈판타지아(작품명 크리스마스선물), 중동 무지개공원(러브앤위시), 상동 호수공원(기생수:더 그레이), 중동 상가거리(미스트), 원미구 복성원(조명가게) 등이 스크린을 통해 시청자 눈에 들면서 관광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스크린 세상에서 선명한 음향으로 ‘귀’를 즐겁게하는 명소도 부천에 있다.

부천콘텐츠센터 내 ‘폴리 스튜디오’에서 영화에 소리를 입히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5.1.3 /부천시 제공
부천콘텐츠센터 내 ‘폴리 스튜디오’에서 영화에 소리를 입히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5.1.3 /부천시 제공

부천콘텐츠센터 내에 개관한 ‘폴리 스튜디오’는 전주 ‘음향마스터링스튜디오’, 부산 ‘사운드스테이션’과 더불어 지자체에서 오픈한 전문 음향 시설 중 하나다. 폴리 녹음실 중에는 수도권 최대 규모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이병헌, 박서준 주연), ‘비공식작전’(하정우, 주지훈 주연), ‘달짝지근해: 7510’(유해진, 김희선 주연) 등이 폴리 녹음을 진행했다.

시 관계자는 “시는 무조건 부수고 리모델링하는 재개발·재건축이 아닌 ‘재생’을 통해 새로운 공간을 조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렇게 ‘부천아트벙커B39’가 탄생했고, 오랫동안 비어있던 작동 군부대 부지도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