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입차 보관·출고 업체들이 대거 장악

최장 50년 저렴한 임대료에 세제 혜택까지

“국내 물류·유통기업, 세계 진출기회 상실”

평택시 포승읍 신영리 일원 평택항 자유무역지역 .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fin.com
평택시 포승읍 신영리 일원 평택항 자유무역지역 .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fin.com

평택항 자유무역지역의 80%가량을 해외서 생산·수입된 차량을 보관·출고하는 ‘PDI(Pre Delivery Inspection)’ 업체들이 차지하자, 국내 물류·유통업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5일 경기평택항만공사 등 항만 기관과 평택항 수출입 기업들에 따르면 포승읍 신영리 일원 ‘평택항 자유무역지역(항만배후단지 1단계)’은 2010년대 항만 물동량 증대와 고수익 부가가치 창출 등을 목적으로 조성됐다. 전체 면적은 142만725㎡로 이 중 물류용지(사용 임대면적)는 100만2천241㎡이다.

이를 통해 1만여 명의 고용 효과와 항만 배후권역 물류산업의 활성화, 수출경쟁력 증대, 주요 원산품 집산에 따른 우수한 원자재의 저렴한 확보로 국내 제조업 진흥 등에 기여가 클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평택항 자유무역지역은 수출 중심의 무역 활성화를 통한 국부 창출의 취지는 퇴색된 채, 수입차 보관·출고 업종(PDI)에 치우쳐 있어 국내 수출입 기업들이 세계로 진출할 기회가 상실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자유무역지역을 임대해 사용 중인 ‘PDI’업체는 A사 등 9개사가 77만4천23㎡, 77%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국내 물류 업체 등은 5개사가 17만5천556㎡, 17.4%를 사용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업종 간 불균형이 매우 심각하다는 우려도 높다.

여기에 최근 별도로 3만6천171㎡를 인수한 PDI업체(3.60%) 1개사와 보관업체 1개사(1만7천988㎡, 1.792%)까지 총 16개사가 자유무역지역에 입주해 있다. 최장 50년까지 장기 임대가 보장되며 저렴한 임대료, 여러가지 세제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이에대해 국내 수출입 업체들은 “치솟는 토지가 인상으로 항만 주변에 물류부지 확보를 못해 어려움을 겪는 데 반해 PDI 업체들은 현재 임대 면적 외에 다른 매립 부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그러면서 “PDI 업체 임대 면적만큼 국내 수출입 업체들에도 기회를 줘야 한다”며 “물류·제조산업의 집적화를 통해 평택항의 경쟁력이 더욱 향상될 수 있도록 이같은 불합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일부 항만 기관들이 “신생 수출입 기업들이 임대료, 세금 부담 없이 세계를 향해 뛰어야 하는데 기회 상실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며 PDI 업체들의 임대 면적 확대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