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역~인천대공원역 1801m

장수동 묘역 市 기념물로 지정

인근에 5만㎡ 역사공원 조성

가톨릭 신자들의 방문 이어져

이승훈베드로 묘역. /천주교 인천교구 제공
이승훈베드로 묘역. /천주교 인천교구 제공

‘한국 최초의 천주교 영세자 인천에 잠들다’.

이승훈 베드로(1756~1801)는 우리나라 최초로 세례를 받고 천주교 신앙공동체를 이끈 인물이다. 외국인 선교사의 개입 없이 국내에 천주교를 알린 선구적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756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승훈은 유년 시절 아버지를 따라 중국 베이징 북당 성당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만난 루이드 그라몽 신부에게 천주교 교리를 배웠다. 1784년 세례를 받고 한국 최초의 천주교 영세자가 된다.

그는 귀국 후 북당 성당에서 가져온 교리서와 성물 등을 토대로 국내에 천주교를 알리기 시작했다. 주일마다 미사와 영세를 진행하며 천주교 교리를 전파했다.

천주교 탄압이 심했던 1785년 3월, 이승훈이 만들고 운영했던 교리 모임이 발각된다. 모임을 이끈 이승훈 베드로는 이후 수 차례 체포당했다.

결국 그는 1801년 신유박해 당시 참수돼 순교했다. 그의 아들 이신규, 손자 이재의, 증손자 이연구와 이적구까지 천주교 포교활동을 이유로 참수형을 당했다. 이승훈과 그 후손들은 대를 이어 천주교 포교에 힘쓴 순교자 집안으로 인정받는다.

지난해 10월 인천 남동구는 이승훈 베드로 묘역 인근 도로를 ‘이승훈베드로길’로 명명하고 제막식을 개최했다. 2024.10.8 /남동구 제공
지난해 10월 인천 남동구는 이승훈 베드로 묘역 인근 도로를 ‘이승훈베드로길’로 명명하고 제막식을 개최했다. 2024.10.8 /남동구 제공

이승훈 순교 이후 묘역은 그의 선산인 남동구 장수동 인근에 마련됐다. 2011년 인천시는 해당 묘역을 ‘인천시 기념물 제63호’로 지정했다. 남동구는 이승훈베드로를 기리기 위해 지난해 10월 이승훈 묘역(장수동 산 132) 인근인 만수역부터 인천대공원역까지 도로 1천801m를 ‘이승훈베드로길’로 명명했다.

묘역 인근에는 약 5만㎡ 규모의 ‘이승훈베드로 역사공원’이 조성됐다.

인천시는 해당 공원부터 묘역을 잇는 데크길을 마련해 ‘십자가의 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역사공원 내에는 천주교 인천교구가 지난해 9월 개장한 이승훈베드로 성지기념관이 마련됐다.

묘역 인근은 국내 주요 천주교 순교터이자 성지순례 장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승훈베드로를 기리는 가톨릭 신자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