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전주이씨대동종약원과 함께 올해 파주 삼릉, 고양 서오릉, 구리 동구릉 등 25개소 조선왕릉(원·묘 포함)에서 총 54회에 걸쳐 제향을 봉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조선왕릉 제향은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에게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왕릉 제향은 왕실 제례 문화를 대표하는 의식으로, 2009년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조선 시대에는 계절의 첫 달을 포함해 명절, 절기, 왕과 왕비의 기신 등에 맞춰 제향을 지냈고, 대한제국을 지나 일제강점기까지 600여 년 간 이어졌다.
광복 후 10여 년 동안 일시적으로 중단했으나 1957년 태조(재위 1392∼1398)의 무덤인 건원릉을 시작으로 매년 기신제(왕과 왕비가 세상을 떠난 날 지내는 제사)를 봉행하고 있다.
지난 3일과 6일 각각 파주 수길원과 양주 온릉에서 올해 첫 제향이 봉행됐다.
오는 14일 파주 삼릉 내 공릉에서는 예종(재위 1468∼1469)의 첫 번째 왕비인 장순왕후를 위한 제향이 진행된다.
16일에는 고양 서삼릉 권역 내 예릉에서 철종(재위 1849∼1863)의 왕비 철인왕후에게 예를 표하고, 21일에는 고종(재위 1863∼1907)에 대한 제향이 남양주 홍릉에서 거행된다.
제향은 오전 11시 30분(하절기에는 오전 11시)에 시작된다. 봉행 시간 이전에 해당 왕릉에 방문하면 참관할 수 있다.
제향 절차는 재실에서 제관들이 왕릉까지 행렬하는 것을 시작으로, 홍살문 안 향로와 어로에서 향과 축문을 전하는 의식인 전향축례(傳香祝禮), 제관들이 각자 위치에 서는 취위(就位), 면과 탕을 올리는 진선(進膳), 신에게 술을 올리는 작헌례(酌獻禮), 마지막으로 축문을 태우는 망료(望燎)의 순으로 진행된다.
작헌례(酌獻禮)는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의 순으로 총 3번 진행되며, 초헌례 때 향을 피우고 축문을 읽는 의식을 함께 진행한다.
구리 동구릉에서는 ‘조선왕릉 제향 체험행사’가 상반기 내 총 4회에 걸쳐 별도 운영된다. 행사는 정자각 일원에서 제사 음식을 직접 제사상에 차려보는 ‘제물 진설 체험’(오후 1시 30분)과 제관복을 입고 제향 의식을 행하여보는 ‘제관 체험’(오후 3시 30분)으로 구성되며, 사전 접수하면 무료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궁능유적본부 누리집(royal.khs.go.kr)을 참고하면 된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